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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김영철을 감싸다니....이게 나라인가?/ 2018-02-24

2018-02-24|조회 333
국방부가 김영철을 감싸다니....이게 나라인가
<칼럼>국가 안위·국민 생존 지키는 국방부 영혼 실종
"가능성 말했지 공식 발표는 없었다" 비겁 민방한 대응

▲ 백령도 인근에서 침몰한 해군 초계함 천안함의 함미가 15일 크레인에 끌려 들어 올려지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철 방남이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야당은 ‘절대 안된다’며 청와대 항의방문을 했다. 오랜만에 '야당 역할'한다는 칭찬이 뒤따랐다. 천안함 희생장병 유가족들도 연일 ‘용납할 수 없다’며 반대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보좌관 방한보다 더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북의 평창올림픽 초치기 전략과 한미동맹 이간계는 적중한 것 같다.

여당은 적반하장이다. 추미애 대표는 "한마디로 지금의 자유한국당이 김영철을 트집잡는건 올림픽 훼방세력"이라며 야당을 몰아 붙였다. 우원식 원내대표도 "자유한국당은 자신들이 여당이던 2014년 10월 남북장성급회담 당시 김영철과의 회담을 높이 평가했다"며 "자신들이 여당일때 높이 평가하던 회담의 당사자인 14년의 김영철과 지금 거품물고 막고 있는 18년의 김영철이 뭐가 다른지 해명하라"고 말했다.

전형적인 ‘물타기’다. 만남의 성격을 무시한 경강부회다. 만남의 장소는 차치하고, 군사협상 담당자와 정부사절단 대표의 위치가 같다는 억지가 통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천안함 희생자 유가족에겐 관심도 없다. 세월호 희생자들과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그렇게 친절하던 분들이 나라를 지키다 희생된 분들을 이렇게 대해도 되나 싶다. 

그런데 더 어리둥절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국방부의 태도다. 정치권이 정치와 국방을 혼동하는 것은 그럴 수도 있다. 그래서는 안되지만, 그런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군대는 절대 헷갈려서는 안된다. 김영철을 악의 원흉으로 규정하던 국방부가 그를 감싸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하겠는가? 다른 부처도 아니고 국방부다. 불안해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대화와 협상도 좋지만, 적에게 스스로 무장해제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 협상의 효과도 불확실해 지고, 무엇보다 국민생명을 보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군통수권은 대통령에게 있지만, 군대는 국민을 위해 복무한다. 군대의 존재 이유는 ‘정권수호’가 아니라,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수호하는 것이다. ‘정권수호’의 폐해는 군부독재를 통해 충분히 학습했다.

그런 이유에서 군대는 정치적이어서는 안된다. 정치적 논리와 사안에 좌고우면해서도 안된다. 생각이 많으면 강군이 될 수 없고, 나라를 지킬 수 없다. 어느 조직보다 단순한 ‘피아구분’을 가져야 하는 곳이 군조직이다. ‘흑백논리’가 분명해야 한다. ‘주적’은 ‘전쟁의 대상’일 뿐이다. 대화와 협상은 다른 부처에서 담당하면 된다. 그게 올바른 군대다.

‘전우애’가 강조되는 것도 이런 단순성의 연장선이다. 조직의 힘은 전우애에서 시작한다. 적을 상대하며 전우를 믿지 못한다면, 싸우기도 전에 예정된 패잔병이 될 뿐이다. 일반사회에서 용납되지 않는 ‘복수’가 군대에서는 칭송된다. 전우가 피해를 봤다면, 당연히 복수를 해야 한다. 말할 땐 ‘백배’, ‘천배’를 붙여야 한다. 그게 전우애다.  

2010년 4월 29일 평택에서 ‘천안함 46용사 영결식’이 엄수됐다. 이날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은 “우리에게 큰 고통을 준 세력들이 그 누구든지 우리는 결코 좌시하지 않고, 끝까지 찾아내 그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할 것”이라고 추도사를 낭독했다. 이후 추모식에서 국방부는 "그날의 아픔을 결코 잊지 않고 있다", "북한이 그런 만행을 또 자행한다면 우리 군은 천 배, 만 배의 보복으로 천안함 46용사의 넋을 위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천안함 뿐 아니다. 북한군 도발로 희생된 군장병 장례식과 추모식에서 국방부는 결연히 '복수'를 말하는 것은 자주 보는 일이다. 매번 지휘관들이 전우를 떠나 보내며 눈물 흘리고 복수를 장담한다. 한때는 그 모습이 멋있어 보였다. 든든해 보였다. ‘패전’이라는 비난에 갸웃했던 마음을 "역시 군대는 뭔가 다르구나"하고 생각하며 다잡았다.

이번 김영철 방남논란은 그런 기대를 우려로 바꿔 놓기 충분했다. '복수'를 말하던 국방부가 주범을 감싸기 바쁘다. 한심하고 무책임한 철밥통 공무원의 일원이 되 버렸다. 국방부는 2010년 당시 김태영 국방장관이 국회에서 김영철을 주범으로 판단한다고 했던 데 대해, "가능성을 말한 것으로 공식 발표는 아니었다"고 변명했다. 민망하고 비겁한 대응이다.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다지만, 국방부가 발행한 장병 정신교육 교재에는 명확히 적시하고 있다. “김정은 정권 4년 동안 많은 북한 요인들이 숙청됐지만, 김영철만이 유일하게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천안함 피격의 배후로 북한 독재정권 유지의 최고 공로자이기 때문”이라고 적고 있다. 천안함 생존 장병 정다운 대위가 정훈장교로 근무하며 사병들에게 교육했던 자료일 것이다. 그러면 그가 확인되지 않은 거짓을 전우에게 교육했다는 말이 된다. 전우들을 속이고 부끄럽게 하면서까지 김영철을 보호하고자 하는 이유가 뭔가? 군대가 정치적 고려까지 해야 하는가? 

결국 나라를 지키는 것은 군대의 단순성이다. 군대는 엄포를 놓고 외교는 어른다. 군대가 강하지 않은 선진국은 없다. 또 군대는 그 나라의 마지막 보루다. 북한의 ‘선군정치’에서 알 수 있다.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것도, 중국이 미국을 두려워하는 것도, 경제력 때문만은 아니다. 미국은 세계 최강의 군대를 가지고 있다. 단순히 예산, 장비, 규모뿐만 아니라 사기도 그렇다.

국민들은 군인을 존경하고 군복을 존중한다. 우리 군대는 과거에 대한민국을 견인했다. 그러나 지금은 단순 공무원일 뿐이다. 군대가 가장 안전하고 안정적인 직장인 것이다. 과거에는 과했고, 지금은 많이 모자라다. 이래서는 선진국이 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나라를 지키지도 못한다. 스스로 군대를 약화시킨 나라가 장기적으로 번성한 예를 역사전공자인 나는 알지 못한다.  

김영철이 오고 안 오고 보다, 우리의 대응이 더 근본적인 문제다. 이번 사안으로 국방부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부 모두 북에 악수의 손을 내밀어도 군이 그래선 안 된다. 악수는 비무장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암구호를 모르면 자신의 지휘관에게도 사격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군 통수권자는 ‘주적’을 ‘주적’이라 말하지 못하고,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군대는 맞고도 복수는커녕 적을 감싼다. 나라가 제대로 망조가 들고 있다. '이게 나라냐' 묻지 않을 수 없다.

김우석(미래전략개발연구소 부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