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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읽으면 얼굴 모양 바뀐다

2008-06-07|조회 88
한국인의 얼굴은 주변의 다른 민족들과 구별되는 특징이 있다. 이마가 좌우로 좁고 뒤로 누웠다. 고구마 두상에 눈이 작고 광대뼈와 턱이 크고 얼굴이 납작하다. 입이 6도 처져 있어 먹고 사는 일 즉 생물학적인 기능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 얼굴이다. 그런데 이 얼굴에 대하여 말이 많다. 특히 최근 50년간 말이 많아졌다. 무표정하다, 불친절하다, 퉁명스럽다, 항상 화가 나 있는 표정이다, 찌든 모습이다… 등등 대체로 부정적인 표현 일색이다.
얼굴은 부모를 닮는다. 그렇다면 이런 현대 한국인의 얼굴을 갖게 한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를 비롯하여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조상 대대로 그렇다는 말이 아닌가? 우리의 얼굴이 원래 이런 모습인지 중간에 뭐가 잘못되어 이렇게 된 건지 만약 요즘에 일어난 현상이라면 그 이유가 무엇이고 영영 고칠 수 없이 굳어 버린 일인지 또 우리의 의지나 노력으로 바꿀 수는 없는지 궁금해진다.

환경에 의해 북방계형 특징 지녀
이런 것들에 대하여 알고자 한다면 우선 멀리 우리 조상들의 얼굴부터 알아보아야 한다. 예전에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이 우리의 직접적인 조상인 것 같다. 2만 년 전부터 이 땅 곳곳에 사람이 살고 있었고 우리는 그들의 후손이라는 과학적인 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이 사실인지 확인하려면 2만 년 전에 어떤 얼굴의 사람이 살았는지 얼굴뼈를 복원해 보면 대충 알 수 있다.
북한 평양 근처 만달리라는 곳에서 살았던 사람의 두개골을 복원해 보면 현대 한국인의 내륙 지방 사람과 비슷한 특징을 볼 수 있다. 이 얼굴에 앞서 밝힌 현대 한국인의 특징이 대체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인의 얼굴을 만드는 유전자가 이미 2만 년 전에도 한반도에 유입되었다는 말이 된다. 이런 얼굴은 내륙 지방에 많다.
약 6,000년 전 충무(통영) 앞 바다에 살았던 사람을 복원해 보았다. 그랬더니 현재 우리 나라의 강이나 바닷가에 사는 이들의 얼굴과 그대로 통한다. 신석기 시대의 유전자가 현재 그 지역에 그대로 유전되고 있는 것이다. 이로 보아 우리 나라에는 오래 전부터 해안형과 내륙형 두 종류의 얼굴이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해안형은 용모상 동남아와 통하는 점이 많으므로 남방계형, 내륙형은 시베리아와 통하므로 북방계형이라고 부른다. 정수리가 볼록하고 눈이 작으며 흐린 눈썹과 고구마 두상에 흰 피부는 북방계형과 관계가 깊다. 쌍꺼풀 큰눈에 진한 눈썹, 볼록한 입에 네모진 얼굴은 남방계형과 상관성이 높다.
한국인의 얼굴에 남방계 특징보다 북방계형의 특징이 농후하게 나타나는 것은 빙하기의 환경과 관계가 깊다. 그것도 한반도 환경이 아니라 시베리아 환경인 것이다. 영하 50∼60도를 오르내리는 시베리아 특히 바이칼호 부근 겨울은 길다. 눈이 녹는 여름은 잠깐이고 눈 덮인 겨울이 긴 그 때, 쌍꺼풀 있는 큰눈은 눈빛에 반사된 자외선이 강한 시베리아의 설원에서 전혀 쓸모가 없었다.
우리 식의 째진 작은 눈이 자외선도 막고 안구로부터 발산되는 열 손실도 줄이며, 안구 표면으로부터 수분(눈물) 증발량도 적어서 속눈썹에 고드름이 생기지 않으니 빙하기 시베리아에서는 여러 모로 좋았다. 이런 사람들이 살아가기에 더 나은 환경이니 차츰 이들끼리 결혼하여 점점 그런 얼굴이 많아진 것이다.
빙하기 시베리아 환경이 인체에 끼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1만 5,000년이나 긴 기간이므로 500세대에 걸쳐 지속적으로 일관된 환경 인자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과일과 채소가 없는 빙하기에 비타민 C의 결핍은 언 고기를 날로 먹음으로써 해결되었다. 먹다 남은 고기는 말려 두었다가 먹는다. 항상 이렇게 질긴 것, 단단한 것만 먹다 보니 턱과 치아가 크고 튼튼한 사람이 살아 남을 수 있다. 한국인의 턱이 크고, 치아도 큰 편인 것은 이들이 한반도까지 내려와 살게 되었다는 증거이다.
눈썹도 수염도 많으면 숨쉴 때 수염에 고드름이 생겨서 좋을 것이 없다.그래서 털 없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다. 또 몸통이 커야 체온 유지가 쉽다. 이들이 빙하가 풀리기 시작한 1만 년 전부터 만주를 통하여 아래로 내려와 오늘날 한국인의 조상이 된 것이다.
당시 시베리아에서는 청각이 예민해야 주업인 사냥에 유리했다. 청각을 담당하는 측두엽의 청각령이 발달해야 유리하다. 청각은 직관적인 능력이다. 전화를 받고 목소리만으로 누군지 알아내는 일, 말 속에 들어 있는 의미뿐 아니라 상대방의 감정까지도 알아차리는 일 등은 모두 청각에서 처리하는 일이다. 한국인은 소리를 듣고 기억해 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러다 보니 너도나도 다 노래를 잘한다. 이것이 노래방이 성업할 수 있는 까닭이다. 어떤 통계에 의하면 매일 밤 100만 명이 노래를 부른다고 한다.

오른쪽 이마가 도드라진 우리 민족
빙하기 때는 의태어, 의성어가 중요했다. 사냥을 주업으로 하는 생활에서는 모음이 효과적이다. 모음은 의태어, 의성어를 만들기에 좋다. 예를 들어 꿀떡꿀떡, 껄떡껄떡, 꼴딱꼴딱 등 모음을 쓰면 여러 가지 형용을 나타내기 쉽다. 모음은 우뇌(右腦)가 담당하다 보니 소리의 고저강약을 담당하는 우뇌가 작동하게 된다. 우뇌는 직관적인 뇌로서 눈치가 빠르다. 상대방 표정의 변화를 재빨리 읽고 판단한다. 머리 회전이 빠르다. 이런 사람은 사색적이지 않고 행동적이기 쉽다.
이런 생활에서는 자연히 언어와 생각이 발달하지 않는다. 언어가 발달하려면 음소가 많고 단어가 많아야 한다. 한국어에 모음은 많으나 자음이 적고 특히 추상 명사가 적어서 언어와 사고를 담당하는 이마와 좌뇌(左腦)의 발달이 작다. 이것이 양 옆머리가 발달하여 넓적한 얼굴에 이마가 뒤로 누운 한 가지 이유가 된다.
이런 문화 요소는 점점 강화되어 현대 한국어는 말이 짧다. 철학적인 사색이 적게 된다. 사회적으로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면 잘난 척한다며 그런 사람을 못마땅히 여긴다. 그러다 보니 좌측 이마가 발달할 틈이 없었다. 한국인은 왼쪽보다 오른쪽 이마가 도드라져 있다. 상대적으로 왼쪽이 작은 것이다. 그런 만큼 매사를 직관적으로 해결한다. 합리적 대화보다는 인정에 얽매여 일을 추진하고, 옳고 그름을 추구하기보다 형편에 따라 해결하도록 맡겨 둔다.

오해를 주는 한국인 얼굴
오늘날 지적되는 한국인의 행동 특징은 대체로 북방계형에서 왔음을 알 수 있다. 그 전에 질긴 음식을 먹을 때는 입이 합죽이가 아니었다. 한반도에 모여 살면서, 특히 본격적으로 농경사회가 되면서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변화는 6세기부터 뚜렷이 나타나는 것 같다. 턱에 미치는 압력이 줄면서 여기에 대항하는 응력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작용하여 뒤로 들어가는 것이다. 턱이 작아져서 윗니와 아랫니의 교합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이런 변화가 통일신라 이후 더 강하게 나타난다. 그리고 이 얼굴형은 당분간 바뀌지 않았다.
점점 턱이 작아지고 합죽이가 많아진 것이다. 한국인의 얼굴이 본격적으로 납작해지기 시작한다. 납작해지면서 입꼬리가 아래로 처지게 된다. 입이 6도나 처져 있으니 자칫하면 퉁명스럽게 보이게 된다. 이런 입이 웃는 모습으로 보이려면 7도를 웃어야 한다.
문제는 이런 과정을 거쳐 필연적으로 생성된 한국인의 얼굴 특징을 좋게 보는 것이 아니라 나쁘게 본다는 점이다. 이마가 좌우로 좁지만 대신 상하로 높으니 점잖아 보이고, 눈이 작으나 대신 강인해 보이고, 얼굴이 납작하니 공격적으로 보이지 않고 신중해 보이고, 턱이 크니 믿음직하고 의젓해 보이고, 입이 처져 있으니 마음이 굳어 보인다. 이렇게 좋게 보면 될 일을 굳이 나쁘게 보는 것이다. 이마가 위로 높으니 늙어 보이고, 눈이 작으니 음흉해 보이고, 납작한 얼굴은 저항적·보수적으로 보이며, 턱이 크니 거칠어 보이고, 입이 처져 있으니 화난 것처럼 보는 것이다.

바뀌는 한국인 얼굴, 오해도 풀릴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인의 얼굴이 바뀌고 있다. 정수리가 낮아지지는 않으나, 머리통 전체가 커지고 있다. 이마가 돌출하고 있다. 코가 길어지고 대신 턱이 작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지적된 점들은 저절로 사라지고 있다. 대신 한국인 고유의 특징을 어느 정도 상실해 가고 있는 것이다. 변화를 가져오는 주요인은 서양식 식생활로 파악된다. 이런 생활상의 요인이 바뀌지 않는 한 최근 한국인 얼굴의 변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변화는 오겠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노력하여 우리의 얼굴을 고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우선 웃는 표정을 짓는 것이다. 한국인 얼굴에 대한 편견의 가장 큰 요인은 6도 처진 입에 있다. 사람에게는 웃는 입만을 해석하는 장치가 있어, 웃는 입을 보면 무조건 유화 감정이 일어난다. 속담에도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이 있다. 자기 마음은 자기 얼굴의 조각가이다. 마음 상태에 따라 정서의 습관화가 되고 이에 따라 얼굴이 변화한다.
다음으로 마음 쓰기 즉 뇌쓰기로 얼굴을 바꾸는 것이다. 뇌쓰기에 따라 얼굴의 골격도 변화한다. 우뇌가 우세하면 책읽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책을 읽어도 저속한 단어로 도배된 바닥 인생을 다룬 소설책을 읽거나 무협지를 읽는다. 텔레비전을 보아도 지식이 되는 다큐멘터리나 머리를 쓰는 탐정물을 보기보다 부담없고 편한 사극, 멜로드라마, 재미있게 보고 나서 남는 것 없는 조폭 영화 또는 서부 영화를 본다.
이런 것들은 어려운 개념의 복잡한 단어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생각과 언어를 담당하는 왼쪽 뇌가 할 일이 없어 쉬게 된다. 그동안, 시각을 맡은 우뇌에 의하여 배우의 표정이나 민첩한 동작, 총알이 관통하는 장면 등 시각적으로 감상하게 된다.
성경이 너무 어렵다,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말도 따지고 보면 이렇게 좌뇌가 약해진 데 원인이 있을 것이다. 성경은 어려워야 한다. 어렵기 때문에 성경이다. 당시 천재적인 사람에 의하여 기록되었고, 역시 좌뇌가 우세한 성경학자들에 의하여 주석되었기 때문에 쉬울 수가 없다. 한문으로 번역되고 한글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그 어의를 정확히 전달하기 위하여 당시 지식인 즉 좌뇌 활동이 왕성한 사람들이 해 놓은 일이니 쉽지 않은 책임이 분명하다. 읽는 이의 수준이 낮아서 읽기 쉽도록 만들려면 몇 개의 개념을 합쳐서 어휘 수를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성경이 어렵다고 해도 불필요할 정도로 어려운 것은 아니다. 그 정도는 알아야 남에게 신앙인으로서 존경받는 머리를 가질 수 있다. 성경은 좌뇌를 발달시킨다. 본시 자음이 많은 국어를 쓰는 민족들이 기록한 책인 데다, 개념이 분화된 어려운 단어가 많아서 좌뇌를 덜 쓰는 현대 한국인에게 좌뇌 개발로도 좋은 책이다. 좌뇌가 우세하면 심사숙고하여 행동하는 신중형의 사람이 된다. 말을 조리있게 잘하여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얼굴이 될 수 있다.
한국인이 좌뇌가 우세하게 되고 습관적으로 입꼬리를 올리도록 노력하는 동안 한국인의 표정은 사색적인 표정으로 바뀌어 지적이고 세련된 인상이 될 것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성형 수술로 고치려면 4,000만 모두가 매번 유행 따라 바꾸어야 한다. 그러나 정신력으로 극복하면 영원히 그리고 자랑스럽게 문제가 해결된다.
조용진
서울교대 미술과 교수.
저서 「얼굴, 한국인의 낯」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