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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홍 목사의 성경적 CEO 경영이야기

2008-06-07|조회 86

▲ <성경의 경제와 경영>, 김진홍 목사
김진홍 목사의 「성경의 경제와 경영」은 오늘날 한국 자본주의가 처한 비극적 현실에 대한 성서적 진단과 처방이다. 특히 이 책은 그의 지난 30년에 걸친 두레공동체의 체험과 성서에 대한 성찰이 결합되어 한국 자본주의 경제의 정신적 기초를 바로 세우려는 노력의 결실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이 책은 ‘어떻게 하면 한국 교회가 한국 자본주의에 혼을 불어넣는가’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건강한 개신교 윤리가 건강한 경제를 낳을 수 있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한국 자본주의 문제에 접근해간 그의 논리는 따라서 성서가 경제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려고 하는가에 집중되어 있다. 그에게 경제는 다만 물질적 삶의 차원이 아니라, 영적 차원의 해결점을 발견하는데서 그 실마리를 풀어 가는 대상이 되는 것이다.

김진홍 목사의 성서적 경제관은 물론 성서의 해석에 근거해 있지만, 자본주의 자체와 관련해서는 막스 웨버의 ‘프로테스탄트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의 논지를 바탕으로 전개된다. 자본주의의 발전 과정에서 영향을 끼친 개신교 정신과 윤리의 근거를 살피면서 김진홍 목사는 본래 자본주의 발달에 기독교의 직업관, 삶의 자세가 자본 축적의 뿌리가 되었고 그것이 바탕이 되어 건강하고 윤리적인 부를 쌓게 했다는 점을 주목한다. 경제적 성공에 대한 윤리적 질타가 아니라, 윤리적 칭송을 받을 경제적 성공의 길에 대해 조명하고 있는 것이다.

성서적이지 못한 부유한 한국 목회자 질타

그래서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렇게 프로테스탄트 개신교 윤리는 경제적인 성공과 직결됩니다. 그 점에서 한국 자본주의, 우리나라 경제는 개신교 신자들이 성경적으로 제대로만 해주면 문제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청부 사상 경제 원리가 있는 것입니다. 반드시 성직자와 교회는 청빈해야 합니다. 교인들은 부자가 되어야 합니다. 가난한 목사가 부한 교인들의 돈을 헌금 받아 하나님의 뜻에 맞게 쓰는 것입니다. 이것이 영적 원리입니다. 그런데 거꾸로입니다. 교회는 부자이고 목사는 상류층인데, 교인들은 겨우 겨우 콩나물 장사하여 어렵게 살아갑니다. 교회는 수백억원 들여 짓는데 그 교회 교인들은 전세비를 마련 못하여 목매달아 죽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마 그 교회 당회장이 몰라서 그렇겠습니다만, 참으로 슬픈 일입니다.”

이렇게 그는 부와 물질을 대하는 자세가 성서적 차원에 있어야 그것이 윤리적이며 성공의 가치가 있다고 지적하고 그렇지 않아 한국 교회와 한국 자본주의의 틀이 망가지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이 주신 물질을 영적 원리에 맞게 사용하여 그것을 하나님 나라의 뜻에 이바지하도록 하는 것, 그것이 성서적 경제관의 핵심임을 분명히 한다.

그의 책은 성서의 여러 인물들의 삶의 자세와 물질을 대하는 시각 그리고 자신의 두레 경영 체험이 재미있게 어우러져 있어서 읽기 쉽도록 되어 있다. 대중적 설교와 해설을 지향하는 일에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는 김진홍 목사의 은사가 최대한 나타나 있는 책이라고 하겠다. 그런데 그가 ‘성경적 경제의 기초는 토지’라고 밝힌 대목에 이르면 그의 성서적 경제관의 이해가 매우 확실하게 정리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이 문제를 정리하는 일은 과거 농경 사회의 현실에서만이 아니라 오늘의 현실에서도 상당히 중대한 의의를 가진, 경제 생활의 근본을 바로 잡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그는 ‘대안의 경제’ 대목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때 토지 개혁을 한 장본인이 조봉암 선생입니다. 참 아까운 사람을 죽였습니다. 그러니까 서로 싸우더라도 그냥 감옥에 넣고 살려 놓아야지 죽이면 안 됩니다. 조봉암 선생은 청년 시절에 공산당이었습니다. 그런데 해방 이후에 공산당에서 민족주의자로 전향했습니다. 똑똑하니까 이승만 정권에서 농림부장관을 시켰습니다. 농림부장관일 때 조봉암이 토지 개혁을 주도했습니다. 이 토지 개혁이 성경의 토지법에 접근한 것입니다. 물론 성경적으로 완벽하게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실제 조봉암이 처음 만든 토지개혁법은 훨씬 더 훌륭합니다. 아주 내용이 좋았는데, 이승만 계통의 지주, 자본가 들을 중심으로 한 정당이 정권을 잡았기 때문에 그때 정권을 잡은 사람들이 조봉암의 토지 개혁안을 자꾸 이 뽑듯 이빨을 뽑았습니다. 자꾸 뽑아버리니까 법이 많이 약화되었습니다. 그때 조봉암이 개혁한 대로 토지 개혁이 되었으면, 지금 우리나라 토지 문제가 이렇게 심각하지는 않으리라 봅니다. 그리고 국제 경쟁력이 훨씬 더 높아졌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근대사에서 가장 치열한 쟁투의 과정이 토지 문제였다는 점 그리고 이 토지 문제를 바르게 해결하지 못한 것이 한국 자본주의 체제의 건강한 토대를 마련하는데 모순을 야기했다는 지적은 매우 중대한 관찰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은 과거 봉건 체제의 유산이 근대적으로 해결되지 못하고, 친일지주 세력의 주도하에 해방된 나라의 경제적 근간이 왜곡된 출발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다음과 같이 잇고 있다.

“자본주의 경제는 자본을 기반으로 했고, 사회주의 경제는 노동을 기반으로 했는데, 그러면 성경의 경제는 무엇을 기반으로 합니까? ‘토지’입니다. 하나님이 지으신 토지가 성경적 경제의 기반입니다. 자본주의 경제의 약점을 극복하고 사회주의 허점을 보완하여 바람직한 세계 경제는 21세기에 어떻게 나가야 하겠습니까? 이것을 진지하게 토론할 때마다 레위기 25장을 중심으로 하는, 토지를 기반으로 하는 성경 경제가 대두됩니다.”

그리고 그는 성서에 등장하는 ‘토지 무르기의 원칙’에 주목한다.

“희년이 되면 토지는 못 팔지만, 한가지 대안이 있습니다. 땅을 사고 팔고 못하지만 그 땅의 수확금을 양보하는 것입니다. 1년씩 농사지어 먹는 권한, 즉 경작권을 양보하게 하는 것입니다. 경작권을 양보했다가 주인이 돈이 생기면 언제든지 가서 본전만 주고 땅을 되찾아 옵니다. 그것을 ‘토지 무르기’라고 합니다. 돈 생기면 언제든 원금만 주고 찾아오는 것입니다. 1년 뒤에 돈이 생기면 그동안 그 사람이 털어먹은 것만 빼고 원금만 주는 것입니다. ‘토지 무르기’를 영어로 리뎀션(redemption)이라고 합니다. 이 리뎀션이 신약 성서에서 죄에서 구속받는다고 표현됩니다. ...평등 경제가 이루어집니다. 영적 토지 개혁이 이루어집니다.”

물질 관리, 영적 구원의 문제까지 이르러

이렇게 김진홍 목사는 성서의 평등 공동체를 이루는 영적 기반을 논지의 초점으로 삼으면서 성서적 경제관의 최종 목적에 접근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인간 공동체의 물적 기반을 토지에 두고 이를 하나님의 뜻에 맞게 관리, 경영하는 자세에서 영적 구원의 문제에 대한 통찰에까지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만일 이러한 원리대로 한국 자본주의 체제가 움직여진다면 한국 사회의 정신적 피폐함과 물질 생활의 타락과 사회적 부정의를 야기하는 불평등은 해결의 단서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의 책 내용을 일일이 소개하기보다는 그의 책을 진지하게 일독하기를 권한다. 그의 책이 책상 이론가의 글이 아니요, 관념에 치중하는 신학자의 글도 아니요, 땅과 씨름하면서 땀을 흘려본 목회자의 자기 성찰과 이 나라에 대한 고뇌와 애정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생생하게 다가온다. 한가지 짚고 넘어가자면, 그의 책에서 한국 사회의 불평등한 경제 구조를 더욱 악화시킨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이 결여되어 있고 이따금 도리어 신자유주의 논리를 지지하는 듯한 발언이 발견되는 점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목에 대한 이견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한국 사회와 한국 경제에 던지는 성서적 질문과 성찰은 귀중하다. 하나님의 근본적 심정에 복귀하여 우리의 삶을 새롭게 개혁하자는 그의 육성은 실로 새로운 새벽을 깨우는 일성(一聲)임에 분명하기 때문이다.
한종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