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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BT 복음에 반한 사상인가?”/ 2013-02-08

2013-08-03|조회 201
“LGBT 복음에 반한 사상인가?”
성소수자 인권단체 등 WCC 한국준비위와 중앙위에 질의

이른바 ‘1.13 공동선언문’에서는 “동성연애는 복음에 반하는 사상”이라고 규정했다. 이에 대해 성소수자 인권문제를 제기해온 단체와 성소수자, 그리고 성소수자에 대한 관용적 시각을 지닌 그리스도인들이 반발하며 WCC한국준비위원회의 ‘편협한 시각’을 질타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 공동선언문은 역설적이게도 한국교회에서 잠재돼 있던 성소수자 문제를 수면으로 떠오르게 했다.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한 기독인연대’(이하 차세기연),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과 성소수자 차별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WCC 제10차 총회 한국준비위원회’ 상임위원장 김삼환 목사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어떤 근거로 성소수자를 복음에 반하는 사상으로 규정했나?”

이들 단체와 인사들은 또 제네바 WCC 중앙위원회에도 영문 질의서를 보내는 한편 각 교단에도 연대 요청서를 발송했다.

질의서는 두 단체 외에도 고려대 동아리연합회와 한국독립영화협회 등이 포함된 혁명기도원, 감리회 김신애 목사 등 4인, 예장통합 백창욱 목사 등 10인, 기장 임보라 목사 등 18인, 연합교회 홍해만, 천주교 모난돌 오아가 참여했다. 또 이지연 씨 등 177명의 개인이 연서했다.


▲교회협은 공동선언문이 신학적 오류와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며 폐기했다. 1월 17일 교회협 실행위원회.

 

이들은 김삼환 목사에게 보내는 공개질의서를 통해 “공동선언문은 동성애를 특정한 사상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특히 ‘동성연애’라는 대단히 차별적인 용어를 선택함으로써 이성애자가 아닌 사람들을 분리하여 정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공동선언문에 주체들의 반인권적인 입장이 명확히 드러나는 지점”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동성애 혐오가 담겨 있는 ‘동성연애’라는 표현에 대한 해명과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에 대해 한국준비위원회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다음으로 성소수자의 존재를 어떠한 근거로 ‘복음에 반하는 사상’으로 규정했는지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공동선언문에 ‘동성연애’가 ‘복음에 반하는 사상’이라고 규정한 것에 대해 이들은 “공동선언문 주체가 성차별적 신앙관과 신학을 담지하고 있다”며, “이미 WCC 회원교단 중에는 성소수자의 입교는 물론 안수를 허용하는 교단이 존재”하고, “실질적으로 복음에 헌신된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준비위 측에 오는 10차 총회에서 성소수자의 마당을 마련할 의사가 있는지 밝혀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WCC는 수차례의 총회를 통하여 인간의 성에 대한 교회의 입장을 정리하고 다양한 이견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의 존엄성과 예수그리스도의 공평한 은총을 일관되게 고백해 왔다”고 지적했다. “성적 정체성 때문에 고통당하는 지역에서 교회는 모든 사람의 존엄성을 확증하고 차별적이고 학대적인 문화와 관습을 변형시켜야 한다”고 정리한 2012년 6월6일의 WCC 컨퍼런스도 소개했다.

 

또 지난해 11월 24-29일까지 있었던 WCC 워킹그룹의 모임에서 “차별받고 배제당한 다른 이들과 더불어 성소수자들의 이야기를 위한 마당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언급이 있었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WCC 중앙위, LGBT 관련 공동선언문 입장은?”

한편 WCC 중앙위원회에 보내는 질의서를 통해 이들은 “WCC 중앙위원회는 LGBT의 인권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라고 질의했다. LGBT는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바이섹슈얼’(Bisexual), ‘트랜스젠더’(Transgender)를 합쳐서 부르는 단어로, 국내에서는 통칭 ‘성소수자’라 부른다.

이어 “공동선언문이 LGBT가 복음에 반하는 사상이라고 규정하는 것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취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또 10차 총회에서 이러한 이야기가 공유되고 이와 관련한 회원교단들의 의견이 교류될 수 있는 마당을 마련할 의사가 있는지 물었다.

 

이들은 최근 내한한 울라프 픽쉐 트베이트 WCC 총무가 1월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동선언문에 관여치 않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이것이 WCC 중앙위원회의 공식 입장인가?”라고 물었다.

 

차세기연 등은 특히 질의서에서 “이번 공동선언문은 WCC 총회와 무관한 집단의 개별적 견해가 아니라, NCCK와 WCC총회한국준비위원회가 조인한 공식 문서”라며, “WCC중앙위원회가 공동선언문의 절차적 정당성과 내용적 당위성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 것은 이 공동선언문의 정신에 동의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WCC 중앙위원회는 공동선언문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회원교단들은 김삼환 상임위원장을 해임하라”

이들 단체와 개인들은 각 교단에도 연대요청서를 보냈다.

이들은 “한기총을 위시한 근본주의 기독교계의 (LGBT 차별)움직임은 국제사회가 한국사회에 요구하는 바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며, “한국교회는 LGBT를 환대하려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방한한 WCC 울라프 트베이트 총무와 WCC총회준비위원회 의장 게나디오스 정교회 대주교의 1월 27일 기자회견 광경. 울라프 총무는 이날 공동선언문에 대해 관여치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교회에서는 이 문제가 공개적인 논란으로 대두된 적이 없었다. 성직자나 성직후보자 중에서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고백하는 등 특별한 계기도 없었다.

 

이들이 밝힌 것처럼 “국내교회에서 LGBT가 입교대상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공개적으로 전개된 적이 없으며, 설령 교회공동체 내부에 LGBT 교인이 있다 하더라도 없는 듯한 존재나 회개와 치료가 필요한 대상으로 취급받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의 비이성애적 성적 지향을 공개한 사람이 성직에 임명될 수 있는 교단은 한국에 전무”하며, “LGBT를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환영하는 교회 역시 극소수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공동선언문 사태는 한국교회의 수준을 대내외에 극명하게 드러내는 단초가 되었다”며, “동성연애라는 단어를 선택함으로써 이성애중심적이고 가치판단적이며 이분법적인 기준에 따라 LGBT 그리스도인의 존재를 왜곡하고 부정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비판했다.

 

공동선언문에서 LGBT를 ‘복음에 반하는 사상’으로 규정함으로써 “다양한 양상의 그리스도인들을 재단하고 심판, 인류를 향하여 폭넓게 일하시는 하나님의 경륜을 제한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시각에 따라 WCC 한국준비위원회의 사과 및 김삼환 상임위원장의 해임을 WCC 회원교단에 촉구하는 한편 “한국교회와 사회에서 더 이상 성소수자에 대한 어떠한 차별도 발생하지 않도록 건설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성소수자 혐오를 조장하는 한기총을 비롯한 근본주의 기독교계의 현실에 WCC 회원교단들은 성소수자 혐오조장을 중단하라는 엄중한 경고의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