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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베네딕토 자진사임에 가톨릭계 술렁/ 2013-02-13

2013-08-03|조회 361
교황 베네딕토 자진사임에 가톨릭계 술렁

WCC “베네딕토 16세 사임 존중” …차기 교황에 촉각

◇교황 베네딕토 16세

교황 베네딕토 16세(85세)가 현지시각 11일(한국시각 12일) 재위 8년 만에 공식적으로 사임을 발표, 그리스도계를 비롯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교황은 이날 대변인을 통해 “고령으로 인해 나의 기력이 더 이상 교황의 직무를 수행하기 적합하지 않다고 확신하게 됐다”며 “오는 28일 오후 8시에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이어 “교회를 이끌어가기 위한 마음과 정신의 힘이 지난 수 개월 동안 쇠퇴하여 내게 위임된 교황직을 수행할 능력이 없어졌음을 알게 됐다”며 “나의 자유 의사로 교황직을 포기함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종신직인 교황이 생전에 사임한 전례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베네딕토 16세의 사임발표를 둘러싸고 여러 추측이 나돌고 있지만, 바티칸 등 가톨릭계는 그의 사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며 이후 논의를 진행시키고 있다.

교황의 이날 발표는 적어도 바티칸 내에서 이미 정리된 결과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한국천주교도 베네딕토 16세의 사임을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는 12일 “갑작스러운 사임 소식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도 교황의 마음 안에 교회를 위한 사랑과 염려가 가득 담겨 있음을 느끼게 된다”며, “교황의 깨어 있는 영적인 식별력과 용기 있는 결단을 깊은 존경으로 받아들이고 싶다”고 밝혔다.

 

강 주교는 “교황은 지난 8년간 가톨릭 교회와 전 세계를 위해 많은 희생과 봉사를 아낌없이 바쳐왔다”며, “교황직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이후에도 가톨릭교회의 진정한 목자로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양떼들을 위한 봉사를 계속 하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WCC는 교황 사임 발표 소식이 전해진 직후 “베네딕토 16세의 사임 결정을 존중한다”고 발표했다.

 WCC 총무 울라프 픽쉐 트베이트는 현지시각 11일 성명을 통해 “WCC의 총무로서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사임은 존경과 존중의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며, “교회와 에큐메니칼운동을 위한 그의 사랑과 헌신에 감사를 표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WCC 울라프 총무와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2010년 바티칸 비공개 만남 광경.

역사적으로 교황이 건강을 이유로 자진 사임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베네딕토 교황의 사임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생전에 사임한 마지막 사례는 1415년 교황 그레고리 12세가 마지막이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교황의 건강문제로 사임한 것이 아니라 교회의 분열을 배경으로 이루어진 일이다.

 

그 뒤 598년간 비록 건강이 악화될지라도 교황들의 생전사임은 없었다.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78년 58세에 즉위해 2005년 선종 때까지 27년을 재위했다.

바티칸은 베네딕토 2세의 사임이유로 건강문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뉴욕타임스도 “바티칸 역사상 나이나 건강 문제로 사임한 교황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독일 출신의 베네딕토 16세는 청년 및 추기경 시절 보수적인 신앙관 및 전력으로 인해 즉위 이후에도 내외부의 도전을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 선출 직후 10세 때 나치 청소년 조직인 히틀러 유겐트에 가입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방공포대에 근무했던 전력이 알려졌다.

 

지난해 초에는 교황청 권력과 돈세탁 등 비리문서가 바티칸 외부로 유출되는 ‘바티리크스(바티칸+위키리크스)’ 스캔들로 결정적인 타격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네딕토 16세의 자진사임에 대해 가톨릭계 내외부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2005년 그가 교황으로 선출됐을 때 “독선적으로 신앙의 문제를 다루는 가장 혐오스러운 추기경 중 한 명”이라고 비난했던 브라질의 해방신학자 레오나르도 보프(75) 신부도 교황의 자진 사임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보프 신부는 “가톨릭 교회가 현재 직면한 위기는 종교개혁 때보다 더 심각하다”며 가톨릭계가 근본적인 전환을 이루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티칸 주변에서는 벌써 차기 교황으로 누가 선출될 것인지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보수적인 인물이 차기 교황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이번에는 유럽이 아니라 아프리카나 남미 등 비유럽 출신의 추기경이 교황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그러나 유럽 가톨릭교회의 아성을 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교황이 되려면 3월 24일경 개최되는 콘클라베 참석자 3분의2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콘클라베에는 80세 이하 추기경 118명으로 구성돼 있다.

특이한 점은 이 가운데 62명은 유럽 출신이라는 점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임명한 67명의 새 추기경은 보수적인 현 교황과 교리와 성향이 비슷할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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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편지로 교황청 추악한 권력 다툼 드러나"< WP>

 

(워싱턴=연합뉴스) 이우탁 특파원 = 거의 600년 만에 재임 중 자진 사임한 교황 베네딕토 16세교황청 내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핵심 참모들과 주고받은 서신들이 알려지면서 교황청 내부의 권력 다툼이나 '돈세탁' 등 각종 부정행위 등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7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신문은 지난 2011년 늦은 여름 미국 워싱턴 DC 주재 교황청 대사로 전보된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를 위한 환송연에 참석했던 하객들이 비가노 대주교가 침통한 표정으로 일관했다고 전했다.

비가노 대주교는 교황청 내 일부 고위 성직자의 부패와 권력남용, 정실 인사 등을 개혁하기 위해 교황에게 비밀 편지를 보내는 등 '개혁파'의 상징 인물이었다.

당시 환송연에 참석한 한 교황청 주재 대사는 "교황청 외부의 인사들, 특히
이탈리아계가 아닌 사람들은 당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가노 대주교가 미국 주재 대사로 임명된 것은 교황청 개혁 인사들의 노력이 개혁 반대 세력에 의해 무산됐음을 말해주는 사건이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지적했다.

아울러 교황청 내부의 추악한 권력 다툼은 결국 베네딕토 16세의 사임으로 연결되는 변수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찍이 교황청 내부의 부패상은 지난 2006년부터 교황의 수행비서로 일해온 파올로 가브리엘레가 교황청 내부 문서를 지난해 이탈리아 언론에 유출하면서 알려졌다.

이 사건은 폭로전문 사이트 '
위키리크스'를 빗대 '바티리크스(바티칸 문서 유출)'이라는 말까지 만들어냈다.

이 덕분에 바티칸 일부 고위 성직자들이 외부 업체와 계약에서 가격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부정을 저지르고, 자신들과 친밀한 관계인 업체에 주요 계약을 제공했으며 바티칸 은행들이 '돈세탁'을 했다는 의혹 등이 대거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심지어 유출 문서의 내용을 포함한 '교황 성하(His Holiness)'라는 책이 출간돼 이탈리아 주요 서점에서 판매 순위 1위를 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바티리크스' 사건이 일어나기 전인 지난 2011년 초부터 비가노를 공격하는 익명의 기사들이 이탈리아 언론에 대거 등장하는 등 반 개혁파들의 대대적인 반격이 가해졌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지적했다.

교황청의 실세로 통하는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교황청 국무장관이 개혁파들을 몰아내는 데 중심역할을 했다.

이에 따라 베네딕토 16세에 이어 장차 로마 가톨릭 교회를 이끌
차기 교황은 내부 권력 투쟁과 돈세탁 추문, 사제들의 성추문, 세속주의 창궐 등 굵직굵직한 개혁과제를 피해 나갈 수 없을 것이며, 현재의 교황청 세력구도로 볼 때 그 전망도 불투명하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