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ㆍ선교사후보생모집

세계선교신학

바로가기

교계 뉴스

상세보기

2013 부활절연합예배, '분열'에 방점/ 2013-04-05

2013-08-03|조회 281

2013 부활절연합예배, '분열'에 방점
박성흠 기자

보혁 연합운동의 상징 '부활절연합예배', 2013년에도 따로

위상ㆍ기능 상실한 한기총과의 별거 … 현실적 선택이나 결과적으론 '분열'
 


세상은 이제 교회에 대한 아무런 희망도 갖지 않는 듯하다. 지난 3월 31일은 기독교 최대 최고의 절기인 부활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언론들은 예년과 달리 보도하지 않았다. 신문과 방송에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가 보도되고 안되고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지만, 세상의 교회에 대한 관심의 크기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2013년 부활절연합예배를 보는 언론의 시각은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다.
 
2013년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는 새문안교회와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따로따로 진행됐다. 본교단을 비롯한 한국교회의 주요 교단이 참여한 연합예배는 새문안교회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주관한 연합예배는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진행돼 한국교회 분열의 양상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사실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의 분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해방의 기쁨과 함께 1947년 처음 시작된 한국교회의 부활절연합예배는 어느 분야, 어느 행사 보다 일치가 강조되고 그 강조된 일치 만큼의 분열이 드러난 것으로 평가된다.

민족의 해방과 조국 광복에 대한 감사를 표면에 내건 한국교회 첫 부활절연합예배는 1947년 4월 6일 서울 남산의 야외공원에서 주한미군과 합동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이름만 '연합예배'였을 뿐 1972년까지 진보와 보수라는 틀에 매여 한국교회는 '따로예배'를 드려야 했다.
 
연합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부활절예배가 시작된 것은 1973년 보수와 진보가 손잡고 결성한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한부연) 준비위원회'가 출범하면서다. 이후 20년동안 '한부연'의 우산 아래 표면적으로 연합하는 모습이 연출됐고 한국교회의 유일한 한 목소리에 대해 신문과 방송은 주목했다.

이 기간 동안 한국교회는 통일된 하나의 성경을 사용한데 이어 하나의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림으로써 보ㆍ혁 연합운동의 상징으로 자리를 잡았다. 부활절연합예배에 이어 1983년에는 통일된 찬송가가 나옴에 따라 한국교회는 대내외적으로 표면적으로 연합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아직도 기성세대에게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는 '여의도광장'의 부활절연합예배는 1978년부터 여의도광장이 공원으로 바뀔 때까지 17년간 계속됐다. 언더우드와 아펜셀러 선교사가 인천항으로 입국한 때를 기념하는 한국교회 선교 1백주년이던 1984년의 부활절연합예배는 한국교회 최대 최고의 행사로 기록되고 있다.
 
여의도시대를 마감한 부활절연합예배는 장충체육관과 월드컵경기장 올림픽경기장 그리고 서울광장 등으로 장소를 옮기면서 "올해 예배 장소는 어디인가"가 주요 관심사로 부상하기도 했다. 20년간 부동의 위치에서 부활절연합예배를 디자인해 온 한부연은 '권력화', '상업화'의 비판에 직면하고 2006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CCK)가 부활절연합예배를 공동으로 주관하면서 바람직한 연합예배의 길을 모색하는 듯했다.
 
그러나 한기총이 금권선거와 정치적 싸움으로 연합기관으로서의 위상과 기능을 상실하면서 '연합정신'은 또다시 위협을 받았다. 2011년부터 NCCK 회원 교단을 중심으로 하는 연합예배가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는 한기총 탈퇴 교단을 중심으로 하는 교단 대표들이 공동으로 연합예배를 준비했다.

한기총이 한국교회 연합기관으로서의 위상과 기능을 한꺼번에 상실하고 이단과의 무분별한 동역관계를 맺는 오늘의 현실에서 무조건 연합과 일치를 강요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각 교단 총회의 대표들이 서로를 파트너로 연합정신을 나누는 것은 매우 현실적인 선택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세상은 교회를 향해 "예배조차 하나로 드리지 못하면서 당신의 몸을 찢고 피를 흘려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신 예수 그리스도 앞에 무슨 변명이 통하겠는가"고 묻고 있다. 그나마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리면서 '작은 자의 이웃'이 되겠다는 다짐이 있었고,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2013년의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은 불행중 다행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013년 한국교회의 부활절연합예배는 그 가능한 범위 안에서 현실적인 선택이었다지만 역사적인 평가는 '하나되지 못함'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