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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 유흥에 이어 노회 돈 수천만 원 꿀꺽/ 2013-04-27

2013-08-03|조회 188

노래방 유흥에 이어 노회 돈 수천만 원 꿀꺽

박충규 목사, 서북노회 재정 8900여만 원 챙겨…노회원권 2년 정지
이명구 기자



▲ 노래방 유흥과 도우미 협박으로 97회 예장합동 총회를 혼란하게 했던 박충규 목사가 노회 돈 수천만 원을 챙긴 혐의로 교단 정치 생명을 마감하게 됐다. ⓒ마르투스 구권효

노래방 유흥과 도우미 협박으로 97회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를 혼란하게 했던 박충규 목사(우리교회)가 교단 정치 생명을 마감하게 됐다.

소속 노회인 서북노회의 재정 8900여만 원을 부정 지출한 혐의로 노회 회원권을 2년간 정지당한 것. 은퇴를 2년 앞둔 박 목사는 사실상 노회 및 총회 정치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됐다.



▲ 정준모 총회장과 한기승 총신대 재단이사와 함께 노래방을 출입해 여성 도우미와 유흥을 즐겼다는 언론 보도로 구설수에 오른 박충규 목사는 97회 총회 현장에서 총대들의 성토 여론에 밀려 회의장에서 쫓겨났다. ⓒ마르투스 이명구

8년간 노회장 역임하면서 불투명하게 노회 재정 사용

박충규 목사의 재정 부정 지출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서북노회 '재정부정지출의혹조사처리위원회'(윤남철 위원장)의 보고서를 보면, 박 목사는 2003년부터 2010년까지 8년간 서북노회장을 역임하면서 전권을 행사해 왔다.

노회 통장과 도장을 박 목사가 관리해 왔던 것이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노회 재정은 박 목사의 지시로만 지출되었으며, 2011년에는 노회장에서 물러났음에도 노회 통장을 박 목사가 관리했다. 박 목사는 자신 이외에는 아무도 노회 통장과 재정 장부를 열람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이 기간 동안 서북노회는 단 한 번도 재정 입출금을 노회에서 가결한 적이 없었다.

2005년 9월, 예장합동 90회 총회에서 평강제일교회(박윤식 원로목사)와 광성교회(이성곤 목사)의 교단 가입이 불발하자 박충규 목사는 두 교회의 교단 가입을 위한 판공비 명목으로 2년 동안 서북노회에서 2억 8000여만 원을 받기로 했다.

하지만 박 목사가 노회 통장에서 받은 돈은 3억 7000여만 원이다. 8900만 원가량을 더 챙겼다. 조사처리위는 "이밖에도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박 목사와 관련한 지출 내역이 추가로 1억 1000만 원 정도 더 있지만, 수백 건에 달하는 지출 명세를 일일이 다 조사·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서북노회, 솜방망이 징계로 사태 정리

박충규 목사의 노회 재정 부정 지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지만, 서북노회는 솜방망이 징계를 내렸다. 2년간 노회원 명부에서 박 목사를 삭제하나, 현재 목회하고 있는 교회의 당회장권은 유지하도록 했다. 노회원 자격을 박탈해 노회나 총회 공직에 나가는 것만 제한한 셈이다.

박 목사가 4000만 원을 노회발전기금으로, 100만 원씩 20개월 동안 2000만 원을 노회 파송 선교사 후원금으로 내기만 하면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기로 결의했다. 반환이 아닌 헌금 명목으로 6000만 원만 돌려받는 선에서 끝내기로 한 것이다

조사처리위원장 윤남철 목사는 "박충규 목사가 수 년 동안 노회장을 맡으면서 전횡을 저지른 사실을 확인했으나, 그동안 노회를 섬겨 온 공을 인정하고 노회를 화평하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이 정도로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위원회의 보고서는 4월 8일 여수 푸른동산교회(김규완 목사)에서 열린 제25회 서북노회 봄 정기회에서 통과됐다.

박충규 목사, "목회에만 전념하겠다"

<마르투스>와 통화에서 박충규 목사는 재정 부정 지출은 부인했지만 서북노회의 결의를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박 목사는 "그 당시는 (노회) 예결산이 없이 진행됐다. 부정 지출은 아니다"면서도 구체적인 해명은 피했다. 그는 "다 지난 일이다. 사도 바울처럼 지난 것은 모두 잊었다. 노회 일선에서 이미 떠났고, 총회 정치에도 이젠 마음이 없다. 은퇴할 때까지 2년 동안 목회와 선교에만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서북노회의 결정으로 교단 정치 생명을 마감한 박충규 목사는 소위 총회 '정치꾼'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8년간 서북노회장을 연임하면서 총회 실행위원, 총신 운영이사, GMS 파송이사, 기독신문 이사 등 총회 공직에 깊숙이 발을 들여 놓았다. 2005년 90회 총회에서 박 목사는 지난 81회 총회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평강제일교회(박윤식 목사)의 교단 가입을 시도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지난해에는 정준모 총회장과 한기승 총신대 재단이사와 함께 노래방을 출입해 여성 도우미와 유흥을 즐겼다는 언론 보도로 구설수에 올랐다. 보도가 나간 후 박 목사는 도우미에게 "당신 딸이 어둔 밤길 잘 다닐 수 있겠나 지켜보겠다", "당신 딸이 시집 잘 가나 두고 보자"며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97회 총회에서는 총대들의 성토 여론에 밀려 회의장인 대구 성명교회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이명구 / <마르투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