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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왜 지금도 설교해야 하나?/ 2013-06-14

2013-08-04|조회 265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왜 지금도 설교해야 하나

채택 450주년 맞아 국제신대 주최로 기념대회 열려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총장 김규섭 목사) 주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서 450주년 기념대회가 10일 오후 서울 신림동 국제신대 강당에서 개최됐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Heidelberger Katechismus)은 450년 전인 1563년 독일 남부 하이델베르크에서 열린 총회에서 채택된 총 129개 항목의 문답으로, 52개 소절로 나눠 매주 한 절씩 읽으면 1년에 전체를 읽을 수 있다. 특히 가장 영향력 있는 개혁주의 신앙고백 문서로 알려져 있으며, 벨직 신앙고백서(1561)·도르트 신조(1619)와 더불어 3대 표준문서로 불린다.

이와 관련, 지난 2011년 아이들 눈높이의 총천연색 교리서 <특강 소요리문답>을 펴낸 흑곰북스에서 최근 <특강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이성호 著)> 상권을, 생명의말씀사에서 <52주 스터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을 각각 출간했다.

이날 기념대회에서는 김재성 교수가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서와 언약신학’, 김동춘 교수가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서의 구원론’, 권호 교수가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서 설교법’, 김홍만 교수가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율법의 위치’, 김재윤 교수가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서의 기독론’을 각각 발표했다.



▲기념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대웅 기자


◈“교리설교는 성경 핵심·이단 분별·설교 균형 위해 필요”

이들 중 권호 교수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서를 사용해 설교하기 원한다면 두 가지, ‘왜 우리는 이 고전적 요리문답서를 450년 지난 오늘날에도 설교해야 하는가’와 ‘어떻게 효과적으로 설교할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며 “첫째 질문이 원론적 이유를 묻는다면, 두번째는 구체적 방법을 묻는 실제적 질문이 될 것”이라고 전제했다.

권 교수는 “현재 한국교회 강단에서는 교리설교를 잘 행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주된 이유를 ①많은 목회자들이 교리연구 혹은 교리설교가 주로 논리와 증명 등 ‘지적 요소’로 이뤄지기 때문에 어렵고 지루해서 흥미를 뺏는다고 생각하거나 ②교리는 인간의 신학적 틀이지 성경의 진리가 아니기 때문에 성경 자체를 설교해야지 특정 신학자들이나 교단이 만들어낸 교리를 설교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 등으로 풀이했다.

이후에는 ‘교리설교’가 필요한 이유들을 살폈다. 첫째로 성경의 핵심을 가르치는 지름길이고, 둘째로 이단을 분별하고 싸울 수 있는 힘의 토대가 되며, 셋째로 균형 있는 설교강단을 위한 방편이 된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사실 교리설교의 필요성을 느끼는 목회자들이 있어도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사실 그 어느 때보다 지금 한국교회는 교리설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리설교는 크게 세 가지 방법으로 메시지를 형성 및 전달할 수 있다고 권 교수는 설명했다. 첫째 방법은 성경본문에서 교리설교를 출발하는 것(textual-doctrinal preaching)이다. 중요한 교리가 담겨있는 성경본문을 선택해 강해하는 방법으로, 청중에게는 ‘본문 설교(textual sermon)’라는 느낌을 줄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특정 본문에 치우칠 위험이 있다.

둘째 방법은 현재 상황이나 문제를 다루기 위해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교리설교를 출발하는 방식(topical-doctrinal preaching)이다. ‘주제 설교(topical preaching)’처럼 설교 초반에서 문제 상황을 제시하고 이를 진단 및 대처할 바른 교리적 입장의 성경본문을 강해하면 되는데, 교회의 상황과 성도들의 필요에 의해 집중과 흥미를 줄 수 있지만, 교리 전반에 대해 다루지 못할 가능성이 많다.

마지막 방법은 교리문답서를 활용하는 ‘교리문답 설교(catechetical preaching)’이다. 설교자가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서 등으로 일정 기간 연속 설교를 하는 것으로, 전반적 교리를 균형 있게 다룰 수 있고 각종 해설서 등을 통해 설교준비를 쉽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설교보다는 강의의 느낌을 줄 수 있어 흥미와 집중을 이끌 수 있도록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해야 한다.


◈“지적 충족 아닌, 청중들의 ‘신앙고백’ 일어나도록”

권호 교수는 이후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설교법’에 대해 설명했다. 목회자는 설교하기 전에 먼저 요리문답서를 여러 번 읽고 전반적인 내용과 함께 오늘날과의 연관성을 파악해 대략적 설교 아이디어를 수집해야 한다. 처음 읽을 땐 문답만 빠르게 읽어 전체 구조를 파악하고, 다시 읽을 땐 각 문답의 핵심 내용이나 쟁점을 파악하며, 세 번째 읽을 때는 각 문답이 연관된 성경 본문을 확인하고, 각 문답들이 당시에 왜 중요했는지와 왜 오늘날에도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

이후에는 어떤 예배 시간에 몇 주간 설교할지 등 ‘설교 스케줄’을 계획해야 한다. 권 교수는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주일 대예배 때 이 요리문답서를 설교하기는 쉽지 않다”며 “유럽이나 미국 개혁교회들처럼 오후예배를 추천한다”고 했다. 129개 문답들이 52주로 나뉘어 있기 때문에 1년간 하는 것도 괜찮고, ‘교리 시리즈’로 5-10회 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니면 십계명(92-115문답)과 주기도문(119-129문답)을 강해설교로 돌리고 나머지 94개 문답들로만 활용할 수도 있다.

설교 내용 준비에 있어서는 해설을 읽으면서 청중의 삶과 연관시키는 작업을 해야 하고, 관련 성경구절들의 주석도 읽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음으로는 ‘설교 본문·성경 해설·설교 주제’ 중 어느 방식을 사용할지 결정해야 한다.

권호 교수는 마지막으로 “설교자가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을 설교본문으로 사용하든, 메시지의 요약으로 사용하든 이를 ‘청중의 신앙고백 과정’으로 사용하도록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요리문답을 설교에 사용하면서, 지적 접근을 넘어 성도의 믿음을 표현하는 고백적 접근으로 이끌자는 것이다. 그는 “요리문답의 내용 습득도 중요하지만, 종교개혁의 선조들과 교회의 전통이 담겨 있는 그것을 통해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권 교수는 각 문답을 자세히 설명한 후 설교자가 고백적인 마음으로 천천히 소리를 내서 모든 청중이 함께 읽는 방법을 제시했다. 그는 “교리문답 설교는 사실 일반 강해설교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해, 많은 목회자들이 마음은 있으나 실제 교리문답 설교를 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하지만 요리문답에 담겨 있는 성경의 진리와 교회의 전통, 종교개혁자들의 귀한 고백을 생각한다면 포기할 수 없는 귀중한 유산”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