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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이 저만큼 앞서가 있었던 일본/ 2011-03-16

2011-03-17|조회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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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없이 저만큼 앞서가 있었던 일본

 

우리 언론들이 일본의 불행한 현장을 참으로 열심히 보도하고 있다. 한국군과 미군이 연합하여 북한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수고하는 연합훈련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언론들, 북한의 위협에 대해 무관심하던 언론들, 북의

위협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던 언론들이 어째서 일본의 슬픔에 대해서는 이토록 정열적일까?

 

일본 언론과 한국언론이 취재하는 대상을 보면 일본 언론은 국가를 위해 무엇을 보도할 것인가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가지고

보도하는데 반해 한국 언론들은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가 심정을 묻는 제 버릇 못 버리는 보도, 객관적으로 보면 짓궂고

아픔을 더해주는 상업주의(센세이셔널리즘) 보도를 한다.

 

일본사람들은 참으로 양반이다. 그들은 슬픔도 삼키고 아픔도 삼키고 비명도 삼키는 선진국 국민이었다. 마음속에는 ‘그래도

나는 행복하다’ ‘살아남은 것만 해도 축복이다’ 하면서 남부터 배려했다. 배가 고픈 시점에서 음식을 앞에 놓고도 낯모르는

사람에게 양보한다. 전기도 알아서 양보했다.

 그런데 이와는 대조적인 한국인의 모습이 인천공항에서 보였다. 어느 방송이 공항에서 한국에 있던 엄마와 일본을 다녀오는

딸과의 재회순간을 찍었다. 그 젊고 아름다워 보이는 엄마, 옷을 잘 입은 엄마는 딸의 무사 귀국 순간에 딸을 부등켜안고

마스카라 검은 물을 흘리면서 통곡을 했다. 그야말로 대조되는 그림이었다.

 난리통에 대중교통을 기다리며 줄을 선 일본인들, 넓은 공간에 지그재그로 그어놓은 줄을 따라 질서 있게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일본인들, 길거리 자동판매기를 모두 무료로 전환한 일본인들, 호텔은 숙박시설로 개방되고, 전기회사는 충전기를

무료로 배부하고, 대학의 모든 시설들도 개방한 일본인들, 모두가 정부가 마련한 매뉴얼이고, 국가가 교육한 인성의 집합체인 것이다.

 

아이티 대지진, 중국의 쓰촨 지진, 동남아 쓰나미 등 대재앙 때마다 반복됐던 혼란과 약탈, 이기주의의 못난 후진국적 행태가

일본에는 전혀 없었다. 일본 정부는 3 14일 오전부터 계획정전을 하기로 했다가 연기했다. 계획정전이란 도쿄전력의 관내

1 8현을 5개 그룹으로 나누어 3시간 단위로 돌아가면서 정전시키는 방식이었다. 이번 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들이 가동을

중단함에 따라 발생된 전력 부족분을 메우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그런데 계획됐던 윤번제 정전은 유보됐다. 전력부족 소식을 접한 일본 국민들이 서로 앞장서서 전기를 아껴 썼기 때문이다.

토쿄역에 있는 다이마루 백화점은 절전을 위해 평소보다 1시간 늦은 오전 11시에 개장했고, 폐장도 3시간 앞당겨 오후 6시에

했다한다. 미처 이 사실을 모르고 오전 10시부터 찾아간 사람들은 1시간여 백화점 앞에서 대기했지만, 백화점 측에 항의하는

사람이 없었다한다. 백화점을 포함한 고층 빌딩들은 특별한 지시가 없었는데도 자진해서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제한적으로 가동했다한다.

 평소에도 출근길로 혼잡한 시간대인 데다 계획정전으로 운행이 중단된 구간이 생기는 바람에 많은 사람들이 서로 먼저 타려고

대혼잡이 빚어질 수 있는 상황이 생겼지만, 도쿄시민들은 질서를 지키면서 역무원의 지시에 따라 순차적으로 탑승했다한다. 지각사태가

속출했지만 혼란은 없었다한다.

 

식류품과 빵, 도시락이 오전에 모두 동이 났지만 사재기는 없었다한다. 다른 사람들을 고려해 자기 가족에게 필요한 만큼만 비상식량을

준비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처럼 서로 많이 사려고 다투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한다.

 쓰나미 피해지역에서도 이런 시민의식은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었다한다. 재해본부 측에서 지급하는 식료품을 타려고 장시간 길게 줄을

서면서도 불평하지 않았다. 식품 부족으로 전체 인원의 3분의 1밖에 먹을거리를 지급받지 못했지만 서로 나눠 먹으며 배고픔을 견뎌냈다고 한다.

 한 초등학교생은 아사히TV의 취재진에게 당연하다는 듯 오니기리(한국의 주먹밥)를 친구 셋이서 나눠 먹었다고 말했다. 화장실과

식수 공중전화 침구 등 대피소에서 필요한 모든 물품이 태부족이면서도 마찰이 일어나지 않는 것도 이런 나눔의 정신 때문이었다.

 외신기자들이 많이 몰린 미야기현 센다이(仙臺)시에서도 생필품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쇼핑센터나 편의점 앞에 수백 명이 길게 줄을

서고 있지만 자리를 놓고 다툼이 벌어지거나 한 사람이 많은 물건을 독차지하려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한다. 폐허로 변한 피해지역에서

구조된 사람들도 육상 자위대원들에게 나보다 더 위험한 사람들이 있을 텐데 폐를 끼쳐 미안하다고 말하기도 해 해외취재진들을

놀라게 했다한다. 북한에서처럼 누가 시켜서 한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