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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웃의 비정규직을 사랑하라" 알몸시위

2008-02-05|조회 297

 


 
 














▲네 이웃의 비정규직을 사랑하라는 글자로 신체 중요부위를 가린 채 알몸시위를 하고 있는 '새로운 진보정당 운동' 부산지역 회원들©뉴스미션

이랜드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알몸시위’가 27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 앞에서 벌어졌다. 이날 알몸시위를 한 시위대는 ‘새로운 진보정당 운동’의 부산지역 회원들로서, 교회 앞에서 천막농성 중인 이랜드 노조 측과는 사전조율 없이 시위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지역 민노당 탈당회원들..“예수님 춥습니다” 구호 외쳐 




▲'이랜드 지옥 가지 맙시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침묵 시위를 하고 있는 이랜드 노조원들. 교인들이 무덤덤하게 지나가고 있다.©뉴스미션

이날 영하의 매서운 추위 속에 십여 명의 남자들이 팬티만 입은 채 알몸으로 구호를 외치며 십자가 퍼포먼스를 벌인 시위대는 ‘새로운 진보정당 운동’의 부산 해운대 지역모임의 회원들이다.

민주노동당 탈당 회원들로 조직된 이들은 지난 17대 대선에서 민주노동당의 참패 이후 민주노동당이 ‘진보정당’으로서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어 ‘새로운 진보정당’을 창당하기 위해 결성된 조직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예수 천당 이랜드 지옥’이라는 현수막과 함께 ‘네.이.웃.의.비.정.규.직.을.사.랑.하.라’는 글자가 적힌 종이로 팬티 부분을 가린 채 시위를 벌였다. 골판지 상자를 연결해 만든 십자가를 메고 교회 앞을 도는 퍼포먼스도 함께 진행됐다.

시위대는 교인들이 가장 붐빈다는 12시 예배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 오후 1시 직전부터 40여 분간 “예수님 춥습니다, 예수님 배고픕니다”, “박성수 회장님 춥습니다, 박성수 회장님 배고픕니다”라는 구호를 반복하면서 시위를 벌이다 예배를 마친 교인들이 흩어지고 한산해지자 서둘러 옷을 입고 자진해산했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올라와 알몸시위를 벌인 이유에 대해 시위대의 일원인 이창우 씨(47)는 “알몸 퍼포먼스는 ‘새로운 진보정당’이 우리 사회의 고통받는 민중과 어떻게 함께 할 것인지를 보여주고 다짐하기 위한 상징적인 행사로서, 그 일환으로 비정규직 문제의 상징인 이랜드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올라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24일 부산에서도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알몸시위를 한 바 있다.

알몸시위를 마친 이들은 이날 오후 5시 방학동 홈에버 매장 앞에서 열리는 이랜드 해고노동자 촛불문화제에 참석, 4백여만원의 성금을 전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교회 측 차분한 대응으로 별다른 충돌 없이 시위 끝나

한편 사랑의교회 측에서는 미리 통보는 받았지만 막상 교회 정문 앞에서 알몸 퍼포먼스가 시작되자 처음에는 매우 당황해하며 한때 시위를 제지하려는 몇몇 교인들과 시위대 사이에 다소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그러나 교회 안내 봉사자들의 자제 요청에 따라 이내 분위기는 진정되었고 시위대도 별다른 제재 없이 십자가를 메고 여러차례 교회 앞을 돌며 퍼포먼스를 계속했다.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 교인들도 알몸 시위대를 보고 깜짝 놀라는가 하면 일부 휴대전화로 시위대를 촬영하는 교인들도 있었으나 대부분은 민망하다는 듯 시선을 돌리며 애써 크게 관심을 두려하지 않는 듯한 분위기였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차가 시위대 주변에 대기하고 있었으나 별다른 충돌 없이 시위가 종료되자 이내 철수했다. 이랜드노조의 천막농성이 시작된 지난해 12월 21일, ‘예배에 방해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노조 측과, ‘천막 설치를 허용하고 공권력은 동원하지 않겠다’는 교회 측의 합의에 따라 경찰력이 철수한 뒤로 그동안 교회 앞에 경찰차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었다.

“노조와 사전조율 없었다”..“교회측 배려에 감사해 물의 일으키지 않을 것”

이날 시위와 관련 이랜드 노조 사무국장 홍윤경씨는 전화 인터뷰를 통해 “노조 측과 사전조율은 없었다”며 “어제 (진보정당 측으로부터) 사랑의교회 앞에서 시위를 하겠다는 연락은 받았지만 알몸시위라는 것도 오늘 아침에서야 알았다”고 밝혔다.

교회 앞에서 알몸시위를 벌인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홍 사무국장은 “알몸시위라고 해서 처음엔 좀 당황스러웠다”면서도 “어쨌든 이랜드 비정규직 근로자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멀리에서 와서 추운 날씨에 시위를 해준 것에 대해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홍 사무국장은 향후 교회앞 농성계획과 관련 “해외에서 귀국한 오정현 담임목사가 조속한 시일 내에 면담에 응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하고 “앞으로도 이랜드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무기한 (교회앞 천막)농성을 계속하기는 하겠지만 사랑의교회 측에서 여러 가지 배려를 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과격한 시위 등으로) 교회에 물의를 일으키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