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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장 세례' 주인공 전삼덕..금기를 깨다

2008-03-14|조회 174
'휘장 세례' 주인공 전삼덕..금기를 깨다

북한 최초의 여성 세례자 전삼덕 부인, 외간 남자와 마주할 수 없어 '휘장 세례' 받아



여성이 외간 남자와 대면할 수 없었던 시절, 복음을 받아들임으로써 가부장적 인습에 도전한 여성들이 있었다.

그 중 사회의 금기를 깨는 것과 다름 없는 '세례'를 받은 여인. 일명 '휘장 세례'의 주인공 전삼덕 부인을 소개한다.



신앙의 은총을 시로 노래한 전삼덕 부인

1903년 5월, 평양 남산현교회에서 열린 조선 최초 여성 글짓기 대회 현장. 이 날의 시제는 '화덕(난로)"였고, 운은 '게, 네, 세'였다.

우수작으로 선정돼 회중들 앞에서 낭송된 시가 바로 이것이니 전삼덕 부인의 시였다.

"찬화덕에 불씨두게, 석탄불로 덥게하네, 우리마음 차고차나, 성신불로 덥게하세."

'화덕'을 마음과 영혼을 덥히는‘성신불’로 형상화하고 있는 이 간증 시는 북한지역에서 여성최초로 세례를 받은 전삼덕 부인의 작품이다. 이는 1903년 신학월보에 실려있다.

드라마 같은 '휘장 세례'

이처럼 자신이 체험한 신앙의 은총을 노래하고 있는 전삼덕 부인. 그녀의 세례를 받은 이야기는 마치 한편의 드라마와 같다.

1843년 양반집에서 태어나 벼슬하는 남편과 결혼해 평탄한 삶을 살던 전삼덕 부인은 40대 후반 평양에 들어온 '예수교'를 받아들이면서 인생의 큰 변화를 맞이한다.

남편과 시댁 식구들의 탄압 속에서도 신앙생활을 굽히지 않았던 그녀는 52살이 되던 1895년 선교사 '스크랜턴'으로부터 세례를 권유 받는다.

하지만, 남녀가 유별하던 시절. 모르는 남자, 그것도 서양남자와 직접 대면할 수는 없었기에 전삼덕 부인은 고민에 빠졌다.

이 때 스크랜턴 선교사가 제안한 것이 바로 ‘휘장 세례’였다. 방 가운데 휘장을 치고 작은 구멍을 내 머리만 넣으면 건너편에서 물을 떨어뜨리는 방법이었다.

이덕주 교수(감신대 교회사)는 "전삼덕 부인의 세례는 개인이 예수그리스도를 영접했다는 의미를 넘어, 오랜 시간 가부장적 사회인습과 체제에 매여있던 여성들의 해방을 선언하는 거대한 혁명의 첫 돌파구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세례 받고 여성의식 개화에 앞장서

세례를 받은 전삼덕 부인은 외국인 선교사 에스티가 쓴 선교보고에 실렸을 정도로, 전도와 교회설립에 더욱 열심을 냈다.

그녀는 또, 여러 개의 학교도 세웠다. 그리고 남존여비 풍조가 심하던 당시 집집마다 다니며 ‘여성도 교육을 받아야한다'고 강조했고 여자 아이들을 무료로 가르치기도 했다.

그녀로부터 복음을 받아들인 이웃 여성들은 자신의 가정을 복음화 시켜나갔다.

지금은 은퇴한 김연기 목사(76세, 효창감리교회 은퇴 목사)의 할머니(김조정 부인)도 그 중 한 분이었다.

전삼덕 부인이 세운 평양 부근의 '왁새물교회'에서 유아세례를 받았다는 김연기 목사는 "전삼덕 부인으로부터 할머니 김조정 부인이 복음을 받아들였고 이로 인해 나와 내 부친이 목회자가 됐다"고 과거를 회고 했다.

휘장세례를 통해 그리스도인으로 다시 태어난 전삼덕 부인. 그녀가 뚫었던 것은 단순한 천 조각이 아닌, 수백 년을 지배해온‘가부장적 사회인습’이란 두꺼운 벽이었다.
CBS TV 보도부 조혜진 기자 jeenylove@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