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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실 목사께 예수님이 현현하셨다"

2008-03-14|조회 429
"심화실 목사께 예수님이 현현하셨다"
심상찮은 예수왕권세계선교회…"3월 24일 장충체육관서 일곱인을 뗀다"
정윤석 pride@amennews.com

예장 통합·합동 등이 ‘사이비이단성이 농후한 단체’로 규정한 예수왕권세계선교회(왕권회, 심재웅 회장)에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고 있다. 최근 들어 이들과 관련한 문의나 제보도 부쩍 늘고 있다. 한 신도는 다음과 같이 문의했다.

“아내와 장모님이 왕권회를 다니는데 장모님은 거의 집에 들어오지 않고 아내는 일주일이면 3일 정도를 나갑니다. 오는 3월 24일날 장충체육관에서 일곱인을 떼는 대역사가 일어난다며 왕권회를 핍박하는 사람은 불에 녹아 죽는다고도 하더군요. 그리고 심화실 씨라는 사람에게 예수님이 현현했다고 하는데 너무 혼란스럽고 힘이 듭니다.”

왕권회를 다닌 바 있다는 한 목회자는 “왕권회가 점점 이상해지는 것 같다”며 “왕권회에 다니는 목사들이 ‘예수님이 현현했다’, ‘성령의 시대가 끝이 났다’, ‘하나님이 이 단체를 통해서만 역사한다’고 주장하고 강단을 향해 큰절을 올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 예수왕권세계선교회 전경

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는 최근 계속되는 왕권회와 관련한 제보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1월 21일 진행된 왕권회의 ‘청소년 컨퍼런스’와 1월 28일 월요일 집회, 2월 3일 주일 집회, 3월 2일 주일 집회 등에 참석하며 그들의 동태를 파악해 왔다. 이들의 집회에는 매번 1천여 명의 신도들이 운집했다. 특이한 것은 대다수의 교인들이 흰옷을 입고 집회에 참석한다는 점이다. 왕권회 내에서는 흰 상하의는 물론 외투, 양말, 구두까지 흰 것을 판매하고 있다. 안산 인근은 물론 경기도 일대에까지도 흰옷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이들의 모습이 보일 정도다.

집회 장소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은 더욱 희한하다. 집회장의 강대상 뒤에 있는 대형 소파는 황금빛으로 꾸며 놓았다. 강단의 좌우측에 달린 현수막에는 ‘보라 지금은 일곱 인을 떼는 시대다’라는 문구도 나왔다.

사람들의 행태도 이상했다. 선교회 건물 출입시 신도들은 불공을 드리는 사람들처럼 납작 엎드려 강단을 향해 큰절을 올렸다. 이들의 큰절은 선교회를 들어오고 나갈 때는 물론 집회 중간, 집회가 끝나고 개인 기도를 할 때도 줄기차게 이어졌다. 특히 심재웅 씨와 심화실 씨가 강대상에 앉아 있을 때도 신도들은 그곳을 향해 큰절을 올렸다. 집회시 대표기도를 맡은 사람은 마이크를 잡고 기도를 하기 전에 큰절을 했고 심지어 성가대도 찬양을 하기 전에 집단적으로 큰절을 올렸다.



▲ 요즘 왕권회 신도들은 강대상을 향해 큰 절을 올리는 자세를 많이 취한다.

왕권회의 심상찮은 기류는 집회 설교가 시작되자 더욱 면밀히 드러났다. 왕권회의 심재웅 씨가 집회할 때 옆 자리에는 심화실 씨라는 여성이 황금빛 소파에 늘 앉아 있었다. 심재웅 씨가 설교를 할 때도 심화실 씨라는 여성은 내려가지 않았다. 그녀는 심재웅 씨가 설교를 하는 중에도 뒷자리를 말없이 차지하고 있었다. 이러한 사람을 향해 심재웅 씨는 ‘의로운 왕’이라고 역설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그녀에게 하나님이 현현하셨다는 황당한 발언도 했다.



▲ 노란색 소파에 흰옷을 입고 앉아 있는 여자가 심화실 씨다.

“하나님이 (이 여성에게: 녹취자주)현현하셨다, (육으로: 녹취자 주)보면은 사람인데 영안이 열려서 보면 예수님 자체다”, “성자 하나님이 이 분(심화실 씨를 뜻한다: 편집자주)의 품속에 독생하신다”는 등 정통교회 목회자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황당한 주장을 제기한 것이다(녹취록 참고).

“의로운 왕이라 하는 말에 대해서, ‘의로운 왕이라고 하느냐, 사람보고?’ 이분은 독생하신, 하나님은 성자 하나님의 품 속에서 독생하시고, 성자 하나님은 이 분(의로운 왕이라고 일컫는 여성을 뜻한다: 녹취자주)의 품 속에서 독생하셔서, 하나님 자신은 알죠. 저 만세 전에 주님께서 만드셨어”(심재웅, 1월 21일 집회 설교).

“그래서 바로 심화실 목사님이 그렇게 천국에서 만들어진 거예요. 우리도 천국에서 영체가 될 사람들이지만, 그곳에서 완전하게 만들어지고 이 땅에 육신의 인격도 완전하게 만들어져서 오셨어요.··· 그래서 우리는 그래서 우리는 다 왕의 반열에 설 분이요, 이분은 이미 천국에서 왕의 대관식을 하고 오신 분이에요. 여기서 대관식을 했어요. 이분은 왕인데 우리 가운데 뛰어난 왕이라는 거예요. 우리를 지도하는 의로운 왕이라는 거예요. 이것을 자꾸 마귀가 장난질을 하니까. 주님이 원하는 건 쓰지 말라고 하는 거예요. ···”(심재웅, 위의 설교).

“우리 심화실 목사님은 하나님이 현현하지 않고 네가 다 재판하라고 하면 공의가 없다 이거예요. 그래서 하나님이 현현하신 것이다. 공의로. 만왕의 왕이신 예수께서 인격으로 오셔서, 직접 오시면 사람이 다 죽어버리니까 구원이 안 되니까 (육으로: 녹취자주)보면은 사람인데 영안이 열려서 보면 예수님 자체예요”(심재웅, 위의 설교).



▲ 흰옷을 입고 춤을 추는 왕권회 신도들

현재 왕권회에서는 주님이 현현했다는 심화실 씨를 신격화하는 분위기다. 왕권회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심화실 목사는 죄성이 없는 분이다”며 “하나님이 수십년 동안 작업하시고 그 과정 속에서 예수님이 작년 12월 26일 (심화실 씨의 육체로: 편집자 주)현현하셨고 3월 24일이 지나면 예수님의 왕권으로 직접 통치하는 시대를 열어가시게 된다”고 주저없이 말했다.

왕권회에서 1월 21일 진행한 청소년컨퍼런스에서 A모 목사라는 사람도 공개적으로 “왕권회는 우리 주님이, 예수님이 직접 말씀을 선포하시고, 또 우리 예수님이 직접 현현하셔서 아주 그냥, 놀라운 역사를 마지막 때에 아주 놀라운 기적을 일으키는 자리다”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예수님이 한 여성에게 현현했다는 심재웅 씨의 주장을 왕권회에 출석하는 목회자와 신도들은 의심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현실이다.

예수왕권세계선교회 신도들이 만든 카페(http://cafe.daum.net/JESUSK)의 <한줄선포>라는 메뉴에도 이러한 분위기의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K 씨는 1월 17일 이 카페에 “저를 위해 눈물로 눈물로 기도하시는 현현하신 의로우신 왕을 사랑합니다. 주님 말씀대로 혈통과 육정을 끊고 주님께 나아갈래요. ···항상 깨달음 주시는 엄마 예수님 사랑합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이 카페의 운영자도 “아빠 엄마 예수님의 마음 속 깊이까지 헤아릴 수 있도록 들어가게 하옵시며, 즉각 반응하게 하소서, 왕중의 왕, 현현하신 왕 예수님을 사랑합니다”라고 기재했다. 예수 그리스도를 향해 ‘아빠, 엄마 예수님’이라고 호칭하는 것이다.

S 씨는 “오늘 드디어 사랑하는 가족과 육정을 끊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세상적인 가족관계를 결별하니 얼마나 자유했는지 모릅니다. 예수님 왕권 만세!!!”라고 썼다. 가족관계를 끝냈고, 그로 인해 자유하다는 충격적인 글이다. 운영자는 또다른 글에서 “현현하신 예수님으로 왕권의 시대를 여시고 요한계시록의 말씀이 성취되는 과정을 직접 보여 주시는 현장에 있음을 생각만 해도 무한 감사와 찬양을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썼다.

이러한 현상을 보이는 예수왕권세계선교회에 대해 제보자들은 하나같이 우려한다. 한 제보자는 “처음 왕권회를 출석했을 때는 적어도 이렇게까지 갈 줄을 몰랐다”며 “현재 보이는 모습은 기독교의 모습이 아니다”고 안타까워했다. 또다른 제보자는 “아는 지인을 강요를 못 이겨 왕권회를 한 번 가봤다”며 “수없이 많은 목회자와 신도들이 이러한 단체에 다니고 있다니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는 현재 왕권회와 관련해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사항들과 관련 심재웅 씨와 심화실 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러나 왕권회측의 한 관계자는 “3월 24일에 장충체육관에 와서 직접 생명의 말씀을 보고 들어보라”며 “그날에는 어떤 인터뷰에도 응할 수 있지만 그 전에는 언론사와 인터뷰를 할 계획이 없다”며 완곡하게 거절했다. 3월 24일은 정통교회 성도들에게는 하나님이 허락하신 많은 날들 중의 하나일 뿐이다. 그러나 왕권회 신도들에게 그날은 특별하다.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7곱 인을 떼는 날이다. 그리고 구원의 복음의 시대가 마감하는 날이다. 그리고 예수의 왕권이 한 여성의 선포와 함께 시작되는 날이다. 그들이 배포하는 전단지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기재돼 있다.

“이제 2000년 동안 진행되어온 교회 시대 곧 구원의 복음 시대를 마감하고, 2000년 동안 숨겨왔던 계시록의 비밀이 열리며, 일곱인을 떼는 대역사가 일어납니다. 이제 구원의 완성인 추수사역의 대사건이 일어나며, 한국교회가 다시 태어나게 되고, 세계가 발칵 뒤집히는 예수님의 만왕의 왕의 권세가 드러납니다.”



▲ 장충체육관 집회를 알리는 전단지. 요즘 심재웅 씨는 심요한이란 이름을 쓴다.

현재 벌어지는 왕권회의 분위기와 관련 진용식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단대책위원회 부위원장)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인을 뗀다는 주장에 대해 진 목사는 “요한계시록에는 어린양만이 인을 뗀다고 돼 있는데 왕권회가 일곱인을 뗀다는 주장 자체가 벌써 내부적으로 특정 대상을 신격화하고 있다는 증거다”며 “일곱인을 뗄 수 있는 분은 역사를 주관하시는 예수 그리스도 뿐이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진 목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복음은 시대를 초월하는 진리”라며 “구원의 복음의 시대가 마감됐다는 주장은 비성경적이다”고 비판했다.

심화실 씨에게 예수님이 현현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진 목사는 “신학에서의 현현은 하나님께서 보이는 형태로 시간과 공간 속으로 나타났다는 의미이고 현현에 있어서의 절정은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이다”며 “성육신이 현현의 절정이기 때문에 신학을 조금이라도 한 사람들은 동시대를 사는 한 인간의 몸을 입고 예수가 현현했다는 말을 결코 사용하지도 않고 사용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