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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신학 전망

2008-06-07|조회 201
◆‘성경전통·현실’ 충실한 복음주의 신학 제시해야

김영한 목사<한국복음주의신학회 회장·숭실대학교 교수>

세계를 향한 복음주의 신학의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 한국복음주의신학회는 2001년 봄 학회의 주제를 ‘서양신학을 향한 한국 복음주의 신학의 제언’으로 정해 각 분야별로 발표하고 한글판과 아울러 영어판을 발행, 외국 학자들에게 보냈다. 2001년은 독일의 자유주의 신학자 아돌프 하르낙이 1901년 ‘기독교의 본질’이라는 강의를 출판한 지 100년이 되는 해였다. 하르낙의 기독교 해석은 사도적 기독교를 문화 기독교로 변질한 것이다. 한국복음주의신학회는 이러한 중대한 신학적 오류에 대하여 교정하고 신학적 새로운 전환을 위하여 이 책을 발간하고 2001년 10월 25-27일에는 세계 복음주의 신학자 대회를 개최했다.

2002년에도 한국 복음주의 신학회는 ‘21세기를 향한 복음주의 신학의 방향’이라는 주제를 4월에 있을 봄 학회에서 다룰 계획이며 이에 대한 한국 복음주의 신학의 구체적인 신학적 대안을 제시할 작정이다. 작년 10월의 대회는 외국 학자들의 글에 대하여 한국 학자들이 논평만을 하는 형식이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한국 학자들의 논문을 적극적으로 발표하여 대안을 제시할 것이다.

한국개혁신학회에서는 새해 봄 학술 주제를 ‘이슬람과 기독교’로 정하여 이슬람의 교리와 정체성에 관하여 비교종교학적으로 선교적으로 조명할 것이다.

한국 복음주의 신학은 재래의 복음주의 전통을 받아들이면서도 복음이해를 단지 개인의 구원확신에서 이것을 전인적으로 확장하는 방향을 지향하고 있다. 한국 복음주의 신학은 오늘날 대중문화를 타고 들어오는 각종 세속주의와 뉴에이지 운동, 신비주의운동에 대하여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 이것들에 대한 복음주의 신학의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오늘날 세계 복음주의 안에서도 다양한 흐름들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복음주의 신학회장 에릭슨(Millard J. Erickson)은 최근 저서 <복음주의 좌파>(The Evangelical Left: Encountering Postconservative Evangelical Theology)에서 좌익 복음주의에 대한 경고와 경계설정을 하면서 복음주의는 우익으로는 근본주의를 경계하면서 성경적 전통에 충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995년에 새로운 저서 <하늘로부터 오는 불>(Fire from Heaven)에서 하비 콕스는 30년 전의 종교소멸론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시인하면서 오늘날 사라지고 있는 것이 종교성이 아니라 세속성이라고 말하고 있다. 콕스는 성령운동을 원초적 영성의 회복으로 해석하면서 기독교적 성령운동을 하나의 범신론적 혼합주의적 영성에서 이해하고 있다. 그는 세계교회협의회 캔버라 총회에서 한국 여성신학자 정현경이 행한 영과 불, 종교적 정화 의례, 신령을 부르는 무속주문, 토속적 축복기원 등을 신 죽음 이후시대의 종교운동의 하나의 가능성으로 보고 있다. 이것은 기독교와 토속종교를 혼융시키는 종교혼합주의다. 이러한 혼합주의 영성이 다가오는 21세기에는 기독교 안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그러므로 복음주의 신학은 올바른 성경적 영성신학을 정립해야 한다.

오늘날 교회와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바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이성적 진리나 가치의 객관성이나 보편성을 부인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의 부정적 흐름, 해체주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성경을 하나님의 계시적 진리로 새롭게 발견해야 하며, 세계사를 역사를 펼치시고 섭리하시는 하나님의 구속의 장으로 재발견해야 한다.

21세기에 들어선 오늘날 복음주의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현실에 대한 적용과 책임감 없이 복음의 근본적인 것을 강조하고 부정적 사고방식에 빠져 있는 근본주의 성향의 복음주의, 현실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는 모더니티를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신복음주의, 포스트모더니티를 긍정적으로 수용하려는 포스트복음주의 그리고 종교개혁의 전통을 강조하는 개혁신학적 복음주의 등이다.

우리는 어디로 가야할 것인가? 이를 위하여 한국 복음주의 신학은 복음주의의 유산을 개혁신학적으로 해명하면서 성경을 영감되고 무오하며 신앙과 사상과 삶에 대해 절대적으로 권위 있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는 복음주의 신학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것이 요청된다.





◆‘교회를 섬기는 신학’정체성 재확립 필요

박준서 목사<한국기독교학회 회장·연세대학교 교수>

서구 학문의 세계에서 신학은 ‘학문의 여왕’으로 불려져왔다. 13세기부터 시작된 유럽 대학의 역사를 보더라도 신학은 의학과 법학과 함께 학문의 중심위치를 차지해왔다. 이러한 학문 전통의 배경에서 미국의 경우 신학, 의학, 법학은 일찍부터 대학의 학부 수준의 교육이 아니라, 한 단계 높은 대학원 과정에서 교육하는 것으로 되어왔다. 따라서 신학은 대학에서 학사학위를 받은 후, 신학교에 입학해서 3년에 걸친 신학교육을 받고 신학학사(B.D., Bachelor of Divinity) 학위를 받았다. 최근에는 학위명의 격상 추세에 따라 신학석사 (M.Div., Master of Divinity) 학위를 수여한다.

우리 나라도 이제 목사 안수의 요건으로 대학원 수준의 신학교육을 이수한 신학석사(M.Div.) 학위를 요구하는 추세이다. 이는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교육수준 상향화 측면에서 볼 때 불가피하고, 바람직한 현상이다.

목회자들의 신학교육 수준의 향상과 함께 한국의 신학계도 최근 괄목할만한 성장을 했다. 국내에는 신학의 세부 분야에 따라 여러 신학 관련 학회들이 설립되어 있고, 각 분야별로 수준 높은 학술지를 출간하고, 정기적 학술 발표회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학술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신학의 세부분야를 대표하는 학회들을 열거하면, 한국구약학회, 신약학회, 교회사학회, 조직신학회, 기독교윤리학회, 기독교교육학회, 실천신학회, 여성신학회, 선교신학회, 교회음악회, 목회상당학회, 문화신학회 등 모두 12개 학회이다. 이들 12개 학회가 모두 모여 결성된 것이 한국기독교학회이다. 한국기독교학회의 구성은, 교단적으로는 국내 모든 교단을 망라하고 있고, 신학적으로는 보수, 진보, 복음주의 등 다양한 신학을 다 포함하고 있다. 기독교학회는 1년에 3회 ‘한국 기독교 신학 논총’ 학술지를 발간하여 한국 신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장을 마련해 주고 있다. ‘신학논총’은 전국 규모의 학술지로서 신학분야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학술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02년도부터는 1년에 4회 출간하는 계간지로 발전할 계획이며, 영문판 논문집도 발간하여 한국 신학을 세계 학계에 알림은 물론이요, 세계화 시대에 국제적 학문교류 활성화에 역할을 감당하려고 한다.

오늘날 한국의 신학계뿐만 아니라, 세계 신학계가 당면한 중요한 과제는 신학의 학문적 정체성의 확립이다. 전 세계적으로 종교학의 학문적 발달과 그 영역의 확장으로, 신학은 그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으며, 신학과 종교학의 혼동에서 많은 신학적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종교학(Religious Studies)은 신학(Theology)에 비해 학문적 역사가 극히 일천하다. 종교학은 17세기 유럽에서 일어난 계몽주의, 이성주의의 산물이다. 종교학은 그 출발은 늦었지만 서서히 신학의 영역에 침투해 들어왔고, 20세기에 들어서는 서구대학의 연구실과 강의실을 거의 장악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일반대학에 속한 ‘종교학과’의 수가 ‘신학교’의 수를 몇 갑절 능가하고 있으며 따라서 신학은 종교학에 비해 크게 열세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신학의 학문적 정체성의 문제가 제기된다. 미국 신학계를 대표하는 학술단체의 이름이 ‘미국 종교 학술원’(American Academy of Religion, AAR)이라는 것은 신학의 정체성의 위치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중요한 문제는 종교학과 신학은 학문적 성격이나, 학문적 방법 등에 있어서 서로 크게 다르다는 점이다. 종교학은 종교현상을 비규범적이고, 가치중립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 종교학은 초자연적인 계시의 차원을 거부하고, 종교를 인간이 만들어낸 인간적 산물이라는 전제에서 종교의 기원과 그 기능을 탐구한다.

이에 대비해서 신학은 신앙공동체의 학문이다. 기독교 신학은 기독교신앙공동체 곧 ‘교회의 학문’이다. 신앙공동체를 떠난 신학은 이미 신학이 아니라 종교학의 영역에 속한다. 아브라함 링컨의 말을 빌려 표현한다면, 기독교 신학은 ‘교회를 위한, 교회에 의한, 교회의 학문’이다. 따라서 신학은 학문의 성격에 있어서 규범적이고, 신앙고백적인 학문이다. 신학의 학문적 성격과 목적과 정체성을 잊어버릴 때, 신학의 존재의미는 상실된다. 교회의 학문으로서, 교회에 봉사하는 학문으로서 신학의 정체성 재확립이 시급한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