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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앵커 김주하

2008-06-07|조회 296

복잡한 뉴스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도하는 앵커라는 직업처럼 그녀는 그렇게 심플했다. 인터뷰를 부탁하자 단박에 “영광입니다”라고 대답한다.
“스타 줌 인이라는 꼭지인데요”하며 설명하자 “저, 스타 아닌데요?”라며 순발력으로 맞선다. 자신감 넘치는 음색과 여유가 묻어나는 미소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김주하 앵커는 국민일보 창간 13주년 축하 뉴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브라운관 밖에서 신앙인 김주하는 어떤 사람인지 만나보았다.

뉴스 체질이에요
뉴스데스크 진행이 편안하게 느껴져요. 맡으신 지 2년쯤 되었지요?
2000년 10월 30일에 배턴을 이어 받았으니까 이제 2년 차에 들어가요. 편안함을 주기에는 좀 이른 것 같은데 떨리기는 마찬가지예요. 뉴스 진행자라는 자리는 결코 익숙해질 것 같지 않아요. 항상 다른 뉴스를 내보내는 것처럼 매일 새롭거든요. 지금까지 한번도 긴장을 풀어 본 적이 없어요.


첫 방송 때 긴장해서 실수하지 않았어요?
실수는 없었어요. 하지만 그때처럼 많이 떨어 본 것은 처음이었어요. 원래 제가 배짱이 좀 있고 담도 센 편인데 그때는 다리가 와들와들 떨리더라고요. 물론 상체는 더할 나위 없이 침착해 보였겠지만요.(웃음)
가족과 여러 분들의 중보 기도가 없었다면 아마 실수했을 거예요. 뉴스를 진행하는 동안 기도의 힘이 저를 꽉 잡아 주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고등학생 때 앵커가 되기 위해 친구들과 합심 기도를 드렸다고요?
어느 날 마태복음을 읽었는데 두세 사람이 함께 기도하면 들어 주시겠다고 하신 말씀이 눈에 띄는 거예요. ‘바로 이거다’하는 마음에 당장 친구들과 기도 팀을 짜서 매일 밤 10시에 같이 기도하자고 약속했지요. 그리고 정말 그렇게 했어요. 기도 응답은 이렇게 되었고요.

왜 앵커가 되고 싶었어요? 어떤 매력이 김주하 씨를 잡아끌었는지 궁금해요.
고등학생 때 신문반 활동을 했어요. 성격상 픽션보다 논픽션을 선호하죠.
처음에 보도 기자에 매력을 느꼈는데 어느 날 TV에 나오는 앵커를 보면서 마음을 바꾸었어요. 보도 기자보다 앵커가 더 매력적으로 보이더군요. 보다 종합적이잖아요. 보도 기자는 한 부분을 취재해서 보도하지만 앵커는 모든 뉴스를 종합해서 전달하는 사람이니까 훨씬 막강해 보였어요.(웃음)

방송 일이 힘들다고 느꼈던 적은 없으세요?
왜 없겠어요. 특히 아침 뉴스를 전할 때는 새벽 한두 시에 일어나 준비하고 출근해야 하니까 바이오 리듬이 흐트러져요. 그렇지만 입사 후 5년 동안 한번도 이 일에 싫증을 느끼거나 후회해 본 적은 없어요. 몸은 피곤하고 여가 활용 같은 것은 꿈도 꾸지 못하지만 뉴스데스크 앞에 앉기만 하면 몸에 엔돌핀이 마구 도는 것 같이 싱싱해지는 걸요. 전 아무래도 체질인가 봐요.
세계의 뉴스를 전하다 보면 마치 세상의 중심에 서 있는 것 같아 그렇게 신날 수 없어요. 그래서 몸이 피곤해도 잠자리에 들면 다음날이 기다려져요.

방송의 위력 실감해요
천상 앵커로 태어나셨나 보네요.(웃음) 활동 중에 잊지 못할 기억이 있다면?
라디오 방송 DJ를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인연을 맺었던 장애인 청취자를 지금까지 기억해요. 몸을 움직일 수도, 글씨를 쓸 수도 없는 중증 장애인이었어요. 2년 동안 방송을 듣기만 하다가 오빠가 대신 사연을 보내 왔는데 방송을 들으며 여동생이 너무 행복해 한다는 내용이었어요. 그리고 자신들의 사정을 간략히 적어 보냈어요.
그 방송이 나간 후 여러 후원자들이 연락을 주셨죠. 의사 독지가 등 사회 여러 계층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그때 정말 방송인으로서 큰 보람을 느꼈죠. 방송의 힘도 새삼 알게 되었고요. 김주하 개인은 꿈도 꾸지 못하는 일을 방송이 해낸 거잖아요.

주위에 존경하거나 파트너로 같이 일하고 싶은 분 있나요?
그럼요. 전 아직 초보예요. 방송을 마치고 돌아와 보면 모니터에 시청자들 의견이 뜨는데 얼마나 예리한지 몰라요. 그 날 제 감정의 고저까지도 그대로 피드백 되어 옵니다.
앵커에게 냉철한 판단력과 순발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손석희 씨를 보면 내심 감탄할 때가 많아요. 씨랜드 화재 사건이 발생했을 때였는데, 그런 긴급 뉴스는 전화로 중요 단어들만 막 쏟아져 들어오거든요.
손석희 씨가 그걸 듣고 그 자리에서 기사를 만드는 거예요. 간단한 정보만 듣고요. 그것도 정확하게 기사화해서 시청자들에게 긴급함이 그대로 느껴지도록 만들어 내는 것을 보고 속으로 감탄했죠.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고요.

현재 하나만 진행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제 능력이 부족해서 다른 프로그램을 넘보지 못해요.(웃음) 9시 뉴스 시간까지도 얼마나 바쁜지 몰라요. 출근하면 일일이 보도부 기자들을 찾아다니며 기사를 분석, 작성하고 곧 회의에 참석해요. 분장하고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면 딱 9시 뉴스 시간이거든요.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어요. 가끔 아침엔 기도도 빼먹고 나오니까요. 그 대신 잠자리에서 꼭 하루를 기도로 정리해요. 하나님께 그 날 저의 하루 뉴스를 정리해서 보도해 드리는 거죠.(웃음) 그리고 나면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잠을 잘 수 있어요.

하나님을 편하게 느껴시나 봐요? 하나님 이야기가 나오니까 즐거워 하시네요.
제게 하나님은 아주 가까운 분이세요. 그래서인지 자연스런 교제를 즐거워해요. 제게 있어 방송은 일반인들과 다를 바 없는 직장 생활이에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받는 스트레스를 저 역시 똑같이 받습니다.
그럴 때마다 기도해요. 어린 아이처럼 징징거리기도 하고 때론 제가 옳다고 우기기도 하지요. 그렇게 하나님께 모든 문제와 감정을 다 쏟아내면 어느새 답을 얻어요. 기도라는 대화 속에 답이 다 들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한편으로 하나님을 잊으면 반드시 매가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도 잊지 않아요. 어려서 설교 시간에 그 말씀을 들은 후 한번도 잊은 적이 없어요. 그래서 순간마다 그분을 잊지 않으려 노력하지요.

무서운 모니터는 어머니예요
어머니의 기도가 특히 힘이 된다고 한 말을 기억하고 있어요.
제게 가족은 9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요. 달랑 네 식구니까 안 친할 수도 없고요.(웃음) 가족만큼 속내를 드러내 놓고 나눌 수 있는 사이는 없잖아요.
그 중에서도 어머니가 차지하는 비중은 80% 가까이 되지요. 어머니의 기도가 오늘의 저를 있게 했다고 말할 수 있어요. 어머니는 가장 친한 친구면서 동지이고 스승이에요. 아침 방송할 때 가장 많이 고생하신 분은 바로 어머니예요. 항상 일찍 일어나셔서 저를 챙겨 주시곤 하셨어요. 가장 무서운 모니터도 어머니예요. 그날그날 방송을 보시면서 제 컨디션까지 정확하게 짚어 내시거든요. 아무리 감추려 애써도 어머니 눈엔 다 보이신대요.

여가 시간을 어떻게 보내세요?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있어요?
주로 가족과 가벼운 여행을 해요. 때론 외출하거나 만화책과 비디오를 한아름 빌려 놓고 하루종일 집에서 휴식을 취해요. 머릿속을 비우는 데 만화나 영화만큼 좋은 것도 없지요. 예전에 덜 바빴을 때 하루에 10편씩 영화를 본 적도 있어요. 그러고 나면 세상사가 좀 가볍게 보이는 것 같아요. 고민은 하면 할수록 불어나요. 전 매우 단순하고 낙천적이라서 간절히 바랐던 기도가 이루어지지 않아도 하나님께서 더 좋은 걸 주시려나 보다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슬럼프 같은 걸 오래 겪지 않는 것 같아요.

요즘 여성 앵커들의 결혼 소식이나 출산 소식도 심심찮게 들리는데, 배우자를 위해 기도하세요?
나이가 적지 않은데 아직 결혼 기도는 안 나와요. 배우자에 대한 그림도 안 그려지고요. 어머니가 걱정을 많이 하세요. 그런데 저는 다 때가 있으려니 하고 생각해요. 독신주의는 아니지만 반드시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지 않아요. 좋은 사람 만나면 결혼하고 싶어지겠지요. 지금은 한창 배우고 열심히 일해야 할 시기인 것 같아요. 전 일 욕심이 많은가봐요. 지금 제 모습도 성에 안 차고요.

중보 기도 모임 가져요
국민일보 창간 13주년 기념 뉴스를 진행했어요. 그 일을 어떻게 맡게 되었어요?
그건 제가 신앙인이기 때문에 당연히 해야 할 일이죠. 지금까지 받은 은혜에 비하면 너무 적은 보은이에요. 방송일이라는 게 시도 때도 없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분들처럼 주일에 봉사도 못하잖아요. 늘 마음에 걸리죠. 직장 생활하면서 예배밖에 드리지 못하거든요. 하나님께 너무 죄송해요. 그래서 기쁘게 맡았어요. 앞으로 기회가 더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요즘도 중보 기도하는 친구들과 교제를 이어가나요?
네, 전 중보 기도의 위력을 많이 맛본 행운아예요. 그 친구들과 무슨 일이든 변함 없이 전화로 기도 제목을 나누곤 하죠. 중보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 교제는 물론, 이웃과 수평적인 교제를 이루어 가는 것 같아요. 다른 분들도 중보 기도로 교제하는 친구들이 꼭 있었으면 해요.

하나님과 시청자들 앞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싶으세요?
먼저 하나님 앞에서 그분과 일치된 관점으로 살아가고 싶어요. 그게 바로 비전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분과 동일한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분의 방법으로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것, 그것이 하나님이 제게 원하시는 삶인 것 같아요.
그리고 시청자들에게 좀더 친근하고 편안한 앵커가 되고 싶어요. 이상하게 시청자들과 앵커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거리가 있는 것 같아요. 앵커를 어려워하시더라고요. 길에서 만나도 제게 사인 요청을 안 하시잖아요.(웃음) 그분들에게 가장 필요한 소식을 전하는 게 앵커인데 좀 서운해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동지로서 시청자들과 보다 편안하게 마주하고 싶어요. 제 방송을 아끼시고 함께 해 주시는 시청자들께 이 자리를 빌어 새해 인사를 드리고 싶네요. “저를 아껴 주시는 주하사랑방 식구들과 시청자 여러분, 그간의 사랑에 감사 드려요. 올해도 건강하시고 좋은 일만 있으시길 기도할 게요.”

에필로그
첫눈에 그녀는 참 예뻤다. 인터뷰하는 동안 살짝살짝 내비치는 그녀의 영혼은 그보다 더욱 산뜻했다. 다섯 달란트를 받은 충성된 일꾼처럼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을 생각하며 그분 앞에서 최선의 삶을 살고자 노력한다는 김주하 앵커. 그녀의 입을 통해 나오는 세상 소식들이 올해에 보다 밝고 살맛 나는 소식들로 가득하기를 기대해 본다.
빛과 소금/이지원 객원기자 abigail031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