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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은 뇌, 저녁은 지방으로 간다

2008-06-22|조회 316

1998년의 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34.8%가 아침을 거른다고 한다. 특히 대도시에 사는 사람의 결식률이 높아 서울시민의 경우 38.5 %가 아침을 먹지 않는다. 아침 식사를 거르는 대표적인 이유를 조사한 것을 보면 “시간이 없어서” (47%), “아침에는 입맛이 없어서”(3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직장의 이른 출근, 입시를 앞둔 학생들의 과외활동, 교통 체증 등이 문제가 되며 야간작업, 전날 과음ㆍ과로, 과도한 흡연 등이 아침의 입맛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그러나 결론은 ‘아침은 꼬박꼬박 챙겨 먹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이다. 아침 식사에 어떤 비밀이 담겨 있기 때문일까.


아침 먹으면 공부도 잘된다


사람은 낮 동안에 세끼를 먹으며 밤에는 식사를 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하루를 여는 아침 식사가 낮활동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말할 것이 없다. 저녁 식사는 잠자는 동안을 위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아침 식사는 뇌의 기능을 활발하게 하여 작업 능률을 올리며, 학생들에게는 학습 능력을 향상시킨다. 음식을 먹게 되면 대뇌를 잘 자극하여 위산 등 각종 소화효소 및 각종 호르몬이 분비되기 시작하며 위 장관의 운동이 달라지게 된다.

사람의 몸은 낮에 깨어서 일을 하고 밤에 잠을 자는 생체 리듬이 있기 때문에 아침 식사가 가장 빨리 에너지로 전환되고 저녁 식사는 체내에서 지방으로 쉽게 축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과도한 저녁 식사는 비만을 초래하기 쉽다. 체내의 콜레스테롤에 관한 연구도 있는데 아침을 먹는 학생들은 안 먹는 사람들보다 혈중 콜레스테롤치가 더 낮았다는 보고도 있다.

아침 식사는 변비 치료에도 중요하다. 변비가 있는 사람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화장실에 가는 것보다 아침 식사 후에 변을 보려고 하는 것이 좋다. 이것은 아침 식사가 장의 운동을 활발하게 하기 때문이다.

아침 식사는 체중 조절에도 중요하다. 체중 조절에서 중요한 원칙의 하나는 세끼를 모두 먹되 고른 영양식으로 칼로리를 적게 섭취해야 한다는 점이다. 아침을 거르면 점심이나 저녁에 폭식을 할 가능성이 있고, 특히 저녁을 많이 먹으면 살로 갈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원칙은 절대로 배고픈 상태에서는 다이어트가 될 수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칼로리가 안 나가는 오이, 토마토 등 채소류를 많이 섭취해야 하며 세끼를 비슷하게 먹어야만 배고픈 것을 면할 수 있다.

실제로 외국의 실험적 연구에 의하면 중등도(中等度) 비만 여성들 중 아침을 거르는 사람에게 아침을 먹게 하였더니 체중 조절 효과가 더 좋았다는 보고가 있으며, 아침 식사를 하는 사람에게서 체중 증가의 기회가 적어진다는 보고도 있다. 이는 아침을 먹음으로써 충동적인 스낵 섭취를 줄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수험생이나 학생들이 아침 식사를 하면 기억력이 좋아지고 시험을 잘 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수학이나 논리학처럼 집중을 요하는 문제를 풀 때 실수가 적었다는 등 여러 가지 학습 수행능력을 향상시킨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매우 많이 연구되어 있다. 또 아침 식사는 학생들을 학교에서 덜 피곤하게 한다. 체력적으로 더욱 빠르게 움직이게 하며 더욱 튼튼한 신체 지구력을 보였다는 보고도 있다. 또 아침 식사는 정신 활동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해 특히 사회성, 명랑성, 흥미 유발 등 감정적 기분 변화에 영향을 끼친다는 보고도 있다.

어떤 아침 식사가 좋으며 어떻게 생활화할 것인가? 아침 식사를 거르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 “시간이 없어서” “아침에 입맛이 없어서” 와 “아침을 먹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어서”라고 한다. 따라서 ‘아침 식사를 하는 습관’을 기르려면 아침 식사가 건강 및 일상 활동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교육을 해야 하며 아침 식사를 간단히 만들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해야 하고 아침에 입맛이 돌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내야만 한다.

아침 식사를 간단히 만드는 방법은 매우 중요한데 우리나라 사람은 아침 식사를 하는 사람의 90% 이상이 밥을 먹고 있어서 조리하기가 불편한 단점이 있다. 실제로는 밥이든 빵이든 제대로만 먹는다면 문제는 없다. 그러나 조리가 간단한 양식으로 아침 식사를 바꾸는 것도 시도해볼 만하다. 아침 식사는 단백질과 철분이 더 풍부한 것이 추천되므로 오히려 육류 섭취는 사실은 아침에 하는 것이 더 좋다. 예를 들면 ‘시리얼’ 또는 빵, 우유, 주스 등의 단순한 메뉴도 가능하지만 아침에는 입맛이 저하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메뉴의 다양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이런 것만으로는 지속하기가 어렵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소화가 힘든 음식의 아침 식사는 피하는 것이 좋다. 즉 튀김과 같은 지나치게 기름진 것이나 질긴 음식은 피하여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은 장내(腸內)에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적은 사람이 많아서 우유를 마신 후에는 가스가 많이 나오고 소화가 잘 안 되는 사람들이 흔하다. 이런 사람들도 습관이 되면 좋아지기는 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콩으로 만든 우유 대용품을 쓰거나 요구르트 음료를 함께 들면 좋다.

일반적으로는 아침은 점심이나 저녁보다 적게 먹는 것이 좋다고 여기고 있지만 사실은 아침을 저녁보다 적게 들 하등의 이유가 없다. 오히려 저녁을 적게 들고 아침을 충분히 드는 것이 이론적으로 타당하다. 최근에는 일본이나 홍콩처럼 우리나라에도 직장 근처의 음식점에서 아침을 파는 곳이 많다. 이렇게 식당을 정해 놓고 아침을 먹는 것도 음식의 다양성이 있어서 바람직하다.


깬 뒤 30분에서 2시간 사이 아침 들도록


아침에 깨어나자마자 식사를 하는 것은 입맛도 없고 소화가 안되기 쉬우므로 기상 후에 양치, 세면 후 간단한 운동이나 산책을 한 후 잠에서 깬지 30분에서 2시간 사이에 아침을 드는 것이 좋다. 또 흡연을 하는 사람은 눈을 뜨자마자 담배를 찾아서 피워 무는 분들이 많은데 아침 식사 전에는 절대로 흡연을 해서는 안되며 물론 식후에도 흡연은 해로우며 건강을 위해서는 반드시 금연을 해야 한다.

성인은 식사한 지 6시간쯤 되면 위 속 내용물이 모두 배출되어 버리기 때문에 배가 고파진다. 이렇게 배가 고파지면 속이 빈 것 같고, 상복부가 불쾌하며, 힘이 없어진다. 때로는 두통, 식은 땀, 손발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나서 즉시 배가 고프다는 것을 표현하게 된다. 그러나 유아(乳兒)나 어린이는 오히려 배가 아프다고 하거나, 두통이 있거나 졸리다고 하며, 불안해 하는 등 다른 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보호자가 이것을 잘 알아차려야 한다. 학생들의 경우 아침 대신 케이크, 과자류, 탄산음료, 아이스크림 등을 충동적으로 사서 스낵으로 먹는 습관을 들이지 않도록 부모들이 특히 유의하여야 한다.

노인은 생리적으로 식욕이 감퇴되어 있고 맛감각이 둔화되어 있고 본인이 식사를 만들어 먹기가 어려운 경우도 많다. 따라서 누가 일일이 챙겨 주지 않으면 식사를 소홀히 하게 된다. 하물며 아침 식사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또 노인에게는 관절염에 쓰는 소염진통제, 심장약 등 흔히 섭취하고 있는 약제들도 식욕을 저하시킨다. 또 이들이 위장관을 손상시켜서 더욱 더 식사를 어렵게 하기도 하며 치아가 나빠 식사에 큰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노인들은 특히 아침을 거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는 노인은 어린이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민영일 울산대의대 교수ㆍ서울아산병원 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