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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의 무덤이 된 지중해, 서방의 책임 직시해야/ 2015-04-21

2015-04-22|조회 181

유럽과 아프리카 대륙을 연결하는 지중해가 난민의 무덤으로 바뀌고 있다. 리비아에서 출발해 이탈리아로 향하던 난민선이 지난 12일 지중해에서 전복돼 약 4백여명이 익사한 데 이어, 18일에는 난민 7백여명을 태운 것으로 추정되는 배가 전복됐다. 사고 직후 구조된 인원이 수십명밖에 되지 않아 대규모 인명이 희생된 것으로 보인다. 외신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중해에서 전복 사고로 사망한 난민은 최소한 1천5백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지중해가 난민의 무덤이 된 것은 올해만의 일은 아니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지난 해 지중해를 건너다 목숨을 잃은 난민은 3천 72명이고, 2013년에는 700명이었다. 하지만 올해들어 희생된 난민의 수는 크게 늘고 있고, 올해 말까지 가면 얼마나 많은 인명이 희생될 지 예측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이탈리아 남부 해안은 아프리카 출신의 난민들이 유럽으로 들어가는 관문이다. 특히 리비아의 카다피 정권 붕괴 이후 리비아 해안에 대한 통제가 허술해지면서 유럽행을 꿈꾸는 중동과 아프리카인들이 대거 리비아로 몰려들고 있다고 한다. 지금 리비아에서 바다를 건너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숫자만 50만이 넘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대거 난민이 발생한 것은 21세기 들어 미국이 일대에서 벌인 정치, 군사 작전의 결과물이다. 리비아에서 카다피 정권이 무너지고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내전이 벌어진 결과 북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은 무정부상태로 돌변했다. 조금만 더 길게 보자면 2003년 시작된 미국의 이라크 침략은 이 일대의 질서를 와해시킨 출발이었다. 사하라 이남 지역의 혼란에 대해서도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의 책임은 뚜렷하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은 자신이 만들어낸 재앙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가장 많은 난민이 향하고 있는 이탈리아는 지난 해 말 자체의 난민 구조작전인 ‘마레 노스트롬(Mare Nostrum)’을 중단했다. 매달 9백만 유로에 달하는 비용을 홀로 감당할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 였다. 마레 노스트롬을 대체한 EU차원의 ‘트리톤(Triton)’ 작전은 유럽의 해안에서 겨우 30마일을 커버하는 수준이라 난민선을 보호하고 인도하는 데는 역부족이다. EU는 자금과 정치적 지원 부족을 이유로 난민 보호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데 매우 소극적이다.

어떤 좋은 명분을 내세우건 타국에 대한 무력 개입은 반드시 재앙으로 귀결된다. 21세기 들어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벌린 미국과 서방의 군사작전은 결국 지중해의 비극으로 이어졌다. 설령 지나간 일을 되돌릴 수 없다고 하더라도 지금 지중해에서 일어나는 참극에 대해 서방은 보다 책임있게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