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ㆍ선교사후보생모집

세계선교신학

바로가기

시사 뉴스

상세보기

명의들의 명강의/ 콧병/ 2005-11-07

2017-01-30|조회 144

사람의 코는 크게 네가지 기능을 한다. 첫째는 냄새를 맡는 기능이며, 둘째는 숨을 쉬는 기능이며, 셋째는 들이 마신 공기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기능이며, 넷째는 공명(共鳴)을 일으켜 발성을 돕는 기능이다. 그러나 콧병 때문에 이 네가지 기능 중 어느 하나 이상 기능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그것이 치명적인 경우는 거의 없다. 예를 들어 동물의 세계에 있어 후각은 천적(天敵)의 냄새를 감지해서 생명을 유지케 하며, 발정을 하고 교미를 해서 종족을 번식시키게 하는 등 생존의 제1수단이지만, 인간에게는 기껏해야 화재시 연기 냄새를 맡아 안전사고를 예방케 하는 역할 정도다.

그 보다는 오히려 맛 있는 음식과 향긋한 와인 냄새를 음미하는 ‘호사스런 수단’의 의미가 더 크다고 하겠다. 코가 막혀 숨쉬기가 힘들어지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때로는 두통이 생기기도 하지만 그 때문에 사망하는 경우는 없다. 코가 완전히 막히는 경우도 드물지만, 완전히 막히더라도 입으로 숨을 쉴 수 있다. 비염이나 부비동염 때문에 코맹맹이 소리가 나는 것도 ‘조금’ 불편한 일일 뿐이다. 때로는 코맹맹이 소리가 귀엽고 매력있게 들리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대부분 콧병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불편한 대로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다. 만성 코막힘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전 인구의 10%나 된다는데 실제로 병원을 찾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시간을 내서 병원에 가 봐야지”하고 생각하면서도 차일피일 미루게 된다. 그러나 차일피일 병원행을 미루는 댓가로 콧병 환자들이 겪어야 하는 불편과 고통은 생각보다 크고 심하다.

콧물이나 코막힘 만을 콧병의 증상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수면 장애, 집중력 장애, 만성 피로 등도 콧병의 주요한 증상들이다. 즉 코가 막히면 코골이나 수면 무호흡증이 생겨 숙면을 취할 수 없게 되며, 이 때문에 피로가 풀리지 않고 계속 쌓이게 된다. 잠을 잘 때 수십초 이상 숨을 쉬지 않다 어느 순간 숨을 내 쉬는 수면무호흡증은 뇌졸중이나 심장병 발병을 높힌다는 보고도 있다. 또 코 안에 콧물-고름이 가득 차 있거나 코가 막히면 제대로 집중할 수가 없어 공부를 하거나 사무를 보는데 지장을 주게 된다. 하루 종일 책상머리에 앉아 공부하는데도 성적이 올라가지 않는 이유가, 아무리 잠을 자도 피곤이 풀리지 않고 몸이 오히려 무거운 이유가 콧병 때문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콧병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코의 구조부터 간단하게 살펴보자. 얼굴 중앙에 돌출돼 있는 코는 위 1/3은 단단한 뼈로, 아래 2/3는 물렁한 연골로 골격이 구성돼 있다. 콧구멍이 인후두부와 연결되는 통로를 비강(鼻腔)이라 하는데, 비강에는 ‘비갑개’라 부르는 콧살이 있고, 오른쪽 비강과 왼쪽 비강 사이에는 ‘비중격’이란 구조물이 가로막고 있다. 또 비강을 둘러싸고 한쪽에 4개씩 모두 8개의 동굴처럼 생긴 공간이 있는데 이를 ‘부비동(副鼻洞)’ 또는 ‘부비강(副鼻腔)’이라 한다. 각각의 부비동은 비강과 연결돼 있지만 부비동끼리 직접 연결돼 있지는 않다. 한편 코 가장 안쪽 윗 부분에는 약 500만개 정도의 후각세포가 분포하고 있다. 냄새를 맡을 때 코를 킁킁거리는 이유는 후각세포가 있는 코 윗쪽으로 공기를 보내기 위해서다.

이 중 비강은 외부에서 흡입되는 공기의 흐름을 감지하고,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조절함으로써 호흡의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사람의 코는 오묘하게도 양쪽 비갑개 점막이 몇시간마다 교대로 부풀었다 가라앉았다를 반복한다.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 중에선 한쪽 코가 번갈아 막힌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이는 정상이다. 다시 말해 사람은 양쪽 콧구멍으로 동시에 숨을 쉬는 것이 아니라, 한쪽 콧구멍씩 교대로 숨을 쉬고, 반대편 콧구멍으로는 온도와 습도를 조절한다. 비강 점막에 분포하는 신경은 이같은 공기의 흐름을 감지해서 코가 막히지 않고 편안하게 숨을 쉰다고 느끼게 한다.

따라서 이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공기가 많이 통과해도 코가 막히는 느낌을 받게 된다. 코를 막고 콧구멍보다 훨씬 넓은 입으로 숨을 쉬면 숨쉬기가 훨씬 편할 것 같은데도 답답한 느낌이 드는 이유는 공기가 비강 점막을 통과하지 않고 바로 기도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반대로 박하사탕을 먹을때 코가 뻥 뚤리는 느낌이 드는 것은 비강이 넓어진 것이 아니라 신경이 자극돼 시원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비강 점막은 또 외부에서 흡입된 찬 공기를 따뜻하게 하고, 건조한 공기에 수분을 공급하는 역할도 한다. 뜨겁고 건조한 아프리카 사막에 있든, 눈보라 몰아치는 알라스카 빙하 위에 있든 폐로 들어가는 공기의 온도와 습도가 항상 일정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 밖에 비강 입구의 콧털은 공기 중 큰 먼지나 오염 물질을 걸러내며, 비강 점막에 붙어 있는 무수히 많은 섬모는 미세한 먼지를 목구멍으로 쓸어 내리는 역할을 한다. 사람의 비강과 부비강의 점막에선 하루 1리터 정도의 콧물을 생산하는데, 그 중 약 2/3는 비강에서 공기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데 사용되고, 약 1/3은 섬모의 운동에 의해 목구멍으로 배출된다.












이처럼 다양한 역할을 하는 비강에 생기는 병 중 대표적인 것이 알레르기성 비염과 비후성 비염, 부비동염(축농증) 등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비강은 양쪽 비갑개 점막이 교대로 부풀었다 가라앉았다 하면서 공기의 흐름을 조절하는데, 여기에 염증이 있으면 양쪽 비갑개가 항상 팽창해 있게 된다. 그 결과 만성 코막힘, 만성 피로, 집중력 저하, 수면 장애 등의 증상이 초래된다.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비후성 비염은 단번에 완치되는 질병이 아니다.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꾸준히 관리하는 게 중요한데, 비염이 있는 경우 가끔씩 생리식염수를 이용해서 비강 내로 흡입된 여러가지 알레르기 물질이나 병원체를 씻어내는 것도 좋으며, 조금 뜨거운 증기를 코로 흡입하는 방법도 해 볼 만 하다.

그러나 소금이나 죽염을 너무 짜게 탄 물로 코 안을 세척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일시적으로 시원하게 느껴지지만 비강 점막을 영구적으로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몸의 체액 농도와 같게 만들려면 물 1000cc에 소금 9g을 섞으면 된다. 의사 처방에 따라 비강 점막의 염증을 가라앉히는 스프레이(국소 스테로이드 제제)와 항히스타민제를 적절히 사용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또 코 점막이 건조해 지면 비강의 기능이 떨어지므로 적절한 습도를 유지해야 한다. 알콜은 비강 점막의 혈관을 팽창시키며, 담배 연기도 비강 점막을 자극하므로 모두 피해야 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경우 꽃가루나 애완동물의 털 등이 비염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것들을 가까이 하지 말아야 하며, 이불은 자주 털고 햇볕에 말리고, 침대 밑 등에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청소도 잘 해야 한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비염이 있다고 섣불리 수술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비후성 비염 환자는 누구나 공기의 흐름을 막고 있는 비후된 콧살을 잘라내면 코가 ‘뻥’ 뚤려 숨쉬기도 편해질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앞서 설명한 대로 코 점막을 잘못 잘라내면 신경이 손상되고 비강의 생리에도 변화가 생겨 공기 통로는 넓어졌지만 여전히 코가 막히는 증상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생활요법이나 약물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하고, 그것이 효과가 없으면 레이저나 저주파 기기 등을 이용해 점막에 열을 가해 비후된 점막이 오그라 들게 하는 시술도 시행해 볼 필요가 있다. 비강 점막을 잘라내는 수술은 그 어떤 방법으로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을 때, 가장 마지막 순간에 고려해야 하는 방법인 것이다.

한편 비후성 비염은 ‘비중격 만곡증(彎曲症)’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사람의 비중격은 누구나 약간씩은 휘어져 있다. 그러나 휘어진 정도가 심하면 비강의 공기흐름에 지장을 초래해 코막힘 증세를 유발하는데, 이런 상태를 비중격 만곡증이라 한다. 예를 들어 비중격이 왼쪽으로 많이 휘었다면 왼쪽 비강은 비중격에 의해 공기의 흐름이 막혀 숨을 쉬기가 어렵게 된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비중격이 왼쪽으로 휘었기 때문에 오른쪽 비강은 그 만큼 넓어질 것 같다.

그러나 넓어진 공간 만큼 비갑개가 자라거나 때로는 그 보다 많이 자라서 비강을 막는 경우가 많다. 결국 한쪽 비강은 비중격 만곡증 때문에, 다른쪽 비강은 비후성 비염 때문에 코가 막히게 되는 것이다. 보통 사람의 눈엔 이것도 해결 방법이 간단해 보인다. 휜 비중격을 수술로 곧게 펴고, 비후된 점막을 잘라내면 코가 뻥 뚤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경우도 비강 점막의 미묘한 기능이 손상 받으면 아무리 콧구멍을 넓혀 놓아도 코막힘 증상이 없어지지 않고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결론은 마찬가지다. 반드시 보존적인 치료를 먼저 하고, 수술은 최후의 순간에 고려해야 한다.

다음으로 살펴 볼 콧병은 부비동에 생기는 염증이다. 흔히 ‘축농증(蓄膿症)’이라 부르는데, 축농증이란 단어는 ‘고름(농)이 쌓여 있는 증상’ 만을 의미하므로, 부비동염이라고 표현하는 게 훨씬 정확하다. 부비동염이 생기는 이유는 부비동에서 정상적-비정상적으로 생기는 분비물들이 비강으로 잘 빠져나오지 못하거나, 부비동과 비강의 공기교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인데, 이는 부비동과 비강의 통로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부비동-비강 통로의 모양이 해부학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감기나 비염 등으로 통로의 점막이 부은 경우 부비동-비강의 통로가 막혀 부비동염이 초래된다.

부비동염이 있으면 코막힘 증상이 심할 뿐 아니라 누런 콧물이 나오고 심한 경우엔 두통이나 치통, 안구통도 생겨서 고생을 하게 된다. 이 때는 일차적으로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항생제나 점액 용해제, 항히스타민제 등을 일정기간 꾸준히 복용하면 많은 경우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즉, 약물치료를 해서 부비동 입구 주변의 팽창된 점막을 가라앉혀주면 부비동 안에 있던 고름이 배출되고, 부비동 안으로 공기도 들어가게 돼 저절로 낫는 경우가 많다. 약물 치료를 해서 부비동염이 나았는데 다시 재발했다고 하소연 하는 경우가 많은데, 엄격하게 얘기하면 예전의 부비동염이 재발한 게 아니라 다시 부비동염에 걸린 경우가 훨씬 많다. 감기에 걸려 나았다가 다시 감기에 걸리는 것처럼, 환자의 생활 습관이나 환경 등이 비슷하므로 나았다가 다시 부비동염에 걸리는 것이다. 부비동염이 반복해서 나타나는 경우에도 약물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그러나 해부학적 구조의 이상 때문에 비강-부비동의 통로 주변이 쉽게 막히거나, 병이 너무 오래 지속돼 부비강-비강 통로 주변 점막이 두꺼워 졌거나 물혹이 생긴 경우, 충분한 기간 동안 약물 치료를 했는데도 효과가 없는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수술은 부비동 내의 고름을 배출해 내고, 염증 때문에 손상된 점막을 제거하며, 부비동의 분비물이 비강 쪽으로 잘 배출될 수 있도록 통로를 다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과거에는 입술 안쪽을 째고 입술을 뒤집어 올린 뒤 수술했으나 최근에는 내시경을 이용해서 절개 없이 쉽게 수술할 수 있게 됐다. 수술 후 통증이 적고, 수술 결과도 훨씬 좋다는 게 내시경 수술의 장점이다.

부비동염 수술이든 비중격 만곡증 수술이든 코 수술은 회복이 더디고 회복 과정에서 출혈이나 코막힘 등으로 고생해야 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아 둘 필요가 있다. 물론 비후성 비염을 레이저로 수술할 경우 아예 입원할 필요조차 없으며, 내시경 부비동염 수술도 당일 퇴원이 가능할 정도로 간편하다. 그러나 모세혈관이 밀집한 점막이 완전히 아물고 새 점막이 자라려면 평균적으로 4주 이상 걸리므로, 이 기간동안에는 2~3일에 한번 병원에 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수술 후 하루 이틀 정도는 거즈 뭉치로 코를 틀어막고 있어야 하므로 숨쉬기가 매우 힘들며, 수술 후 2~3주 동안에도 계속 코 점막에 큰 코딱지가 많이 생기므로 숨쉬기가 쉽지 않다. 하루에 여러차례 생리 식염수로 코를 세척해 주면 코 딱지가 제거돼 숨쉬기가 조금 나아지며, 수술 부위 점막이 재생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수술 후 약 3주간은 장시간의 운동이나 사우나도 피해야 한다. 채 아물지 않은 모세혈관은 조금만 힘을 쓰면 ‘펑’하고 터져 코피가 나게 된다. 심지어 변을 보기 위해 힘을 쓰거나 재채기를 하다 모세혈관이 터지는 경우도 있다. 코 수술은 수술 자체도 중요하지만 수술 후 점막이 재생되는 과정도 수술만큼 중요하다. 잘못 관리하면 수술해도 효과가 없거나 쉽게 재발할 수 있으므로 수술 뒤에도 병원에 정기적으로 찾아가서 진찰과 처치를 받아야 한다.

후각의 상실이나 기능 장애는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넘어서는 시점을 전후해서 비로서 임상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생활에 여유가 생기면서 삶의 질을 결정하는 후각의 중요성을 절감하기 때문이다. 냄새를 못 맡으면 와인의 깊고 옅은 미묘한 맛도 즐길 수 없고, 뒷 뜰의 진한 라일락향에도 정취(情趣)를 못느끼게 되며, 심신의 긴장을 풀어주는 아로마의 그윽한 향에 몸을 내 맡길 수도 없게 된다. 산과 바다의 진기한 음식을 앞에 두고도 냄새를 못 맡아 식욕이 동하지 않는다면 도대체 무슨 재미로 세상을 살아갈까?

후각 기능의 장애는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부비동염 같은 콧병 때문에 초래되는 경우가 가장 흔하지만 병을 치료하면 후각이 다시 돌아오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감기를 심하게 앓고 나서 또는 머리에 외상을 입고 나서 후각을 상실하는 경우다. 감기 바이러스가 후각 신경을 침범하거나, 외상으로 후각 신경이 손상되면 비약적으로 발전한 현대의학으로도 후각을 되살리기가 어렵다. 또 약물이나 유해물질 때문에 후각신경을 상실하는 경우도 회복이 어렵다. 따라서 후각을 잃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며, 감기 등 콧병이 심할 경우엔 병이 진행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후각을 완전히 상실한 경우엔 상한 음식을 모르고 먹어서 배탈이 나거나, 가스가 샌 것을 모르고 불을 붙혀 화재를 일으키거나, 옆 방에서 화재가 났는데 냄새를 못 맡아 대피하지 못하는 등 안전사고를 당할 위험이 크다. 따라서 후각장애가 있는 환자의 가정에서는 가스 경보기를 달고, 냉장고에 보관하는 음식물에는 날짜를 적어 놓는 등 안전사고의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코골이의 치료

코골이란 잠을 잘 때 연구개(입 천장 뒷쪽)와 목젖, 편도선 같은 조직들이 이완되면서 이 곳을 통과하는 공기의 흐름이 물리적으로 방해를 받아 생기는 현상이다. 학계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4명 중 1명이 코를 골며, 특히 40세 이상 남자는 5명 중 2명이 코를 곤다. 코골이 자체는 심각한 병이 아니지만 남편의 코골이 소리 때문에 밤잠을 설쳐 이혼을 요구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으며, 당사자는 다른 사람과 함께 여행을 하거나 출장을 가는 것을 부담 스럽게 여기는 등 ‘코골이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뿐만 아니라 코골이가 심하면 고혈압, 심장병, 뇌졸중 등의 발생률도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코를 고는 정도가 심하다면 한번쯤 의사를 찾아서 상의를 해 볼 필요가 있다.

코골이가 심한 사람은 가장 먼저 체중을 줄여야 하다. 살이 찌면 숨 쉬는 통로가 좁아져 코를 더 많이 곤다. 술이나 담배도 코골이를 악화시키므로 자제해야 하며, 수면제나 신경 안정제도 피해야 한다. 너무 높은 베개가 원인일 수 있으므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해서도 안되면 구강보조장치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보통 입을 벌리고 자면 혀가 뒤로 밀려서 공기 통로를 막기 때문에 코골이가 생기는데, 입을 다물게 하는 구강보조장치와 혀를 앞으로 당겨주는 고강보조장치를 끼고 자면 도움이 된다. 이는 치과에서 처방이 가능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잠을 잘 때 목 안으로 공기(양압)를 넣어주는 특수 기계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코골이 수술을 받아야 하는 환자는 전체 코골이 환자의 약 30%에 불과하다. 코골이 수술은 레이저로 연구개나 목젖의 일부를 잘라내거나 지지는 방법이 가장 일반적이며, 편도선이 큰 경우엔 편도선을 레이저 또는 수술칼로 잘라내기도 한다. 비후된 연구개나 목젖 등에 바늘을 찌른 뒤 약 70도 정도의 열을 가해 조직을 파괴하는 ‘온열요법’도 시행되고 있다.

이같은 코골이 수술의 효과는 약 70% 정도의 환자에게 나타난다. 바꾸어 말하면 30% 정도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의미다. 따라서 코골이 수술을 할 때는 수술을 했을 때 효과가 어느정도 나타날 것인지를 정확히 예측한 뒤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비싼 돈 들이고 고생까지 해서 코골이 수술을 했지만 효과가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며, 때로는 이물감(異物感)이 남아 고통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동헌종 교수는

동헌종 교수의 연구실은 기자가 방문한 수백명의 의대 교수 연구실 중 가장 깨끗하고 정리정돈이 잘 돼 있었다. 진찰실도 마찬가지여서, 진료차트나 도구 등이 허트러짐 없이 가지런하게 정리돼 있었다. 누가 말해 주지 않아도 깔끔하고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을 읽을 수 있었다.

환자를 진료할 때도 이런 성격은 그대로 드러난다고 병원 관계자는 말한다. 예를 들어 그는 자신이 수술한 환자가 퇴원할 때는 반드시 외래 진료실로 불러 직접 코 딱지를 파 주며, 퇴원 후 주의 사항 등을 알려준다. 통상 레지던트가 맡는 일이지만, 그는 “코 딱지를 봐야 코 점막의 상태와 수술 후 경과를 알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또 듣는 사람의 마음까지 차분해지는 안정된 목소리로 누구에게든 깎뜻하게 예의를 갖춰 충분히 알아들을 때까지 병에 관해 설명을 한다.

1958년 생인 동 교수는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병원서 인턴과 이비인후과 레지던트 과정을 마쳤다. 1992~1994년 미국 펜실베니아 의대병원서 다양한 내시경 수술법 등을 배우고 돌아온 뒤 1994년부터 지금까지 삼성서울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특히 코 내시경 분야에서 새로운 수술법들을 국내에 도입 정착시키는 데 이바지 했다. 부비동염의 재발을 방지하는 새 내시경 수술법과 그 밖의 여러가지 최소침습수술(작게 째는 수술)을 개발하고 발표해 국내외 학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1997년부턴 매년 ‘부비동 내시경 수술 심포지움’을 열어 해마다 400여명의 의사들에게 코 내시경 수술법을 전수하고 있다. 또 신경과나 안과 등 인접 과와의 협진(協進)에도 앞장 서, 1994년엔 국내 최초로 코 내시경을 이용해서 뇌하수체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에 성공했으며, 1995년엔 갑상선 질환으로 안구가 튀어나온 환자에게 코 내시경으로 안구의 압력을 감압(減壓)하는 수술에도 성공했다. 그 밖에도 ‘코 기능 미용 성형 클리닉’을 개설해 코의 기능과 미용을 아울러 향상시키는 수술법들을 개발하고 보급하고 있다.

이같은 학문적 업적을 인정받아 1998년 유럽 비과학협회 국제 심포지움서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으며, 1999년 미국 이비인후과학회에서 재단학술상을 수상했다. 2003년 부턴 세계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미국 비과학회 학회지인 ‘비과학 저널’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헌종 교수(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